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을 시작한지 5개월 만에 노사갈등을 봉합하고 정상 조업에 나섰다. 소식을 접한 김기현 울산시장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환영 입장을 밝힌 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매진해달라”고 노사에 당부했다.

지난 14일 조합원 투표 가결
협상 5개월 만에 정상 조업
울산시장 “타결 환영” 밝혀

현대차는 지난 7월 말 이후 거의 3개월 만인 지난 15일 주말특근을 재개했다. 그동안 노조는 임금협상 갈등으로 총 12차례 주말특근을 거부했다.

노조가 주말특근을 재개한 것은 지난 14일 진행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가 가결됐기 때문이다.

노사는 앞서 지난 12일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8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50만원) 지급,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합의했다.

이어 14일 전체 조합원 5만179명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4만5920명(투표율 91.51%) 중 2만9071명(63.31%)이 찬성해 가결됐다.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지 52일만이다.

잠정합의안이 통과되기까지 노조는 총 24차례 부분 또는 전면파업을 벌였고, 12차례 주말 특근 거부까지 합쳐 총 14만2000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3조1000억원 상당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사측은 추산했다.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추가 파업을 해도 더 나은 회사 제시안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과 장기간 파업에 따른 조합원 피로도 가중, 파업시 ‘무노동 무임금’ 적용에 따른 조합원 임금손실 규모 극대화 등이 협상 타결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18호 태풍 ‘차바’로 울산지역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임금을 더 달라’며 파업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도 있다. 정부가 현대차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 카드를 꺼낸든 점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잠정합의안 가결 소식이 전해진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서 올해 임금교섭이 타결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울산은 지진에 이어 태풍 ‘차바’ 피해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상황이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농어민을 생각하면 이번 교섭 타결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대화와 타협으로 자율적인 타결을 이룬 노사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장기간 파업에 따른 아픔을 빨리 봉합하고 수출경쟁력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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