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정치경제팀

지방자치 시대에 광역시의원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그 지역의 정치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 그 이상이 된다. 울산시의회는 6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부터 ‘불협화음’에 휩싸여 왔다. 후반기 의회가 출범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이러한 의원간 감정대립과 갈등의 골은 오히려 더 심화되는 분위기다. 상임위원회별로 추진했던 해외연수는 의장단 선거 당시 두패로 나뉘어진 세력들끼리만 진행되면서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고작해야 22명이 정원인 울산시의회가 ‘끼리끼리’ 뭉쳐 극명하게 편이 갈리면서 스스로 분열정치, 패권정치에 함몰되고 있는 꼴이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지금 시의회가 정상적인 구조로 보입니까”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렇게 후유증이 남지 않을 것인데…” 라는 볼멘소리가 연일 터져나오는데 정작 시의원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선거 이후 모든 동료의원들을 화합의 장으로 이끌지 못한 의장단이나, 선거패배 이후 상생의 의정활동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세력(?)들의 행동을 보며 과연 울산시민들은 지역의 정치수준을 어느정도로 인식할까.

최근 들어 시의원들의 행동에서 감동적인 장면은 기억나는게 거의 없다. 전후반기 출범에 맞춰 의례적으로 해온 의원 단체사진조차도 제대로된 장면이 없다. 다른 건 몰라도 이런식으로 시의회가 운영되면 울산의 정치수준은 한발 나아가도 아쉬울 판에 되려 후퇴하고 만다.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빚어진 불협화음에 대해 대외적으로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 갈등종식을 선언하고 나선 충남의 한 기초의회나 후반기 의정활동의 최고과제로 상생과 단결·소통을 천명하고 화합의 정치실현에 매진하고 있는 전북의 기초의회 등을 볼때마다 울산시의회가 한층 초라해진다. 대단한 장면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의원간 화합하고 오롯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에게 희망의 정치를 보여주는 그런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따름이다. 최근의 지진, 태풍, 각종 사건사고로 울산은 멍들고 있다. 시의회가 화합된 모습으로 시민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그런 정치를 실현해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이형중 정치경제팀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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