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속 동일 성장률은 처음…“믿기 어려운 일”

국내총생산(GDP) 발표 때마다 통계조작 논란에 시달렸던 중국이 이번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직후 또다시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중국에서 올해 1·2분기에 이어 3분기 GDP 성장률이 모두 6.7%를 기록하면서 통계가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처럼 3분기 연속으로 똑같은 GDP 성장률이 집계된 것은 1992년 중국 정부가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코노미스트들도 중국과 같은 고성장 국가에서 분기마다 똑같은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이 딱 6.7%인 것은 꽤 믿기 어려운 일이다. 분명히 데이터를 좀 만졌을 것”이라며 ‘통계 마사지’ 가능성을 거론했다.

중국 정부가 데이터를 너무 심하게 조작하면 각국의 철저한 검토가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약 0.1∼0.2% 포인트 정도 조정했을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분석했다.

브라이언 잭슨 IHS 마킷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항상 숫자를 내림하기보다는 올림 해왔다”며 “’기타 서비스‘ 항목을 이용해 (조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성장률이 유독 6.7%로 고정된 것은 당초 중국 정부의 목표치가 6.5∼7% 사이였기 때문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열고 2016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6.5∼7%로, 2016∼2020년 5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을 6.5% 이상으로 각각 설정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성장률 목표를 높게 잡는 것이 실업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실업률이 높아지면 불안정성과 공산당 체제에 대한 위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국 당국은 경제 재정 정책을 펼치거나 국영기업을 쥐어짜고 장부를 조작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목표치를 맞추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항상 경제성장률을 부풀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안정과 통제, 점진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기에 경제성장률이 지나치게 빠르면 이를 일부러 낮춰 발표하기도 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도성장기였던 1990년대에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낮춰 발표했고 2002년 이후에는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부풀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에번스프리처드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3분기 성장률이 6.7%를 넘겼을 수도 있으며 1분기는 오히려 발표치보다 낮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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