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 97년 체결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기후협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 충격을 주고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과 일본, 그리고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미국의 결정을 강력히 성토하면서 협약 비준을 촉구하고 나섰다. 다른 나라들의 반발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국제적인환경보호 노력에 찬물을 퍼부은 미국의 행동은 일차적으로 미국의 이기주의가 너무 지나치지 않느냐는 강한 반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미국은 세계 전체 탄산가스 방출량의 4분의 1을 뿜어내는 나라다. 따라서 교토협약에 따라 탄산가스 방출량을 줄인다면 미국의 이른바 굴뚝 산업들이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은 자신들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으며 그것은 조금도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해 다른 모든 사람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국제적인 비난을 면할 수 없다. 그나마 그들의 국익이라는 것도 당장 목전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장기적으로는그들 역시 환경 악화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  교토협약 불이행 선언이 제기하는 또 다른 심각성은 그것이 부시 행정부가 갖고있는 지나친 보수색의 상징적인 발현이라는 점에 있다. 부시 행정부는 출범 이후국내 문제에 있어 주로 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대규모 감세 계획을 추진, 보수색을 보임으로써 부자와 기업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정부라는 혐의를 자초하고 있다. 국제문제에 있어서도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유럽 우방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가미사일방어망(NMD) 구축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국가이기주의에 빠지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국의 이탈을 그대로 두고서는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을 계속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이 탄산가스 방출량이 세계 전체의 25%인 이상, 그들의 적극적인 선도없이는 이 노력이 실효를 거둘 수 없음은 분명하다. 미국이 스스로 잘못된 결정을 번복하고 지구를 살리기 위한 이 거대한 생태학적 노력에 동참할 기회를 살리기 바란다. 미국은 온실가스 억제노력에 있어서 가장 큰 책임을 담당해야 한다는 외부세계의 지적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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