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년 이후에도 재발·전이…“완치로 오해하지 말아야”

▲ [연합뉴스TV 캡처]

#1. 17년전 유방암 완치 판정을 받은 60대 여성 A 씨는 최근 반대쪽 가슴에 암이 발견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A 씨는 “평생 한번도 안 걸리는 사람도 있는데 왜 나는 두 번이나 걸리는지…항암치료가 얼마나 힘든지 아는데 또 받아야 한다니 눈물만 난다”고 토로했다.

#2. 30대 여성 B 씨는 유방암으로 수술을 받은 지 1년 후 수술부위 바로 위쪽에 뾰루지처럼 볼록하게 올라온 것이 느껴졌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젊은 나이를 고려해 세포검사를 추가로 시행한 결과 암세포가 발견됐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이와 재발이 잦은 유방암은 조기진단만큼 치료 이후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환자의 재발률은 6~20%로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재발환자의 4분의 1은 수술, 항암화학요법 등 치료를 마치고 5년 이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을 ‘꼬리가 긴 암’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암은 치료를 마치고 5년 안에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로 여겨지지만, 유방암은 오랜 시간 이후에 재발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성배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은 조기진단이 많아지고 치료법이 좋아지면서 완치되는 환자들이 늘고 있지만, 10~15년 이후에 재발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치료가 끝났다고 해도 가족력, 치료방법, 치료경과 기간 등을 고려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료가 끝났어도 전이나 재발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추적검사를 정기적으로 평생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조영업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교수는 “유방암은 다른 암보다 생존율이 높은 착한 암이지만, 생존자가 많다 보니 전이나 재발하는 사례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환자들은 완치 판정을 받고 싶어 하지만, 수술 이후 5년 안에 전이나 재발이 없어도 이를 완치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예를 들어 한쪽 유방에 암이 생겼다면 평생에 걸쳐 다른 쪽에도 암이 발병할 확률이 16% 수준에 이른다”며 “유방암을 앓았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위험군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자가검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방암 재발뿐만 아니라 갑상선암, 대장암 등 다른 장기에서 암이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원장은 “기본적으로 암 환자는 일반인보다 몸 안에 암세포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며 “유방암에 대한 검진과 진료를 받았다고 해서 다른 암에 대한 위험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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