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이야기
사이먼 하비 지음
김후 옮김/ 예문아카이브
515쪽/ 2만원

밀수란 몰래 물건을 사들여 오거나 내다 파는 불법적인 범죄행위를 이른다. 하지만 밀수가 단순한 불법적 차원을 넘어 문명을 전파했거나 세계 패권 구도와 역사를 바꿨다고 하면 우리의 고정 관념을 뿌리째 뒤흔든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15세기부터 21세기까지 ‘낭만’ ‘반역’ ‘권력’이란 세 가지 프리즘으로 밀수의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15~16세기 대항해 시대의 포르투갈과 17세기 네덜란드가 밀수를 토대로 부를 축적해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고, 영국은 밀수 교역에 힘입어 ‘해가 지지 않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책은 밀수의 모든 형태와 그 일에 뛰어든 수많은 인물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간다. 지금도 연간 10조달러 규모의 밀수 거래가 이뤄지는 게 엄연한 현실인데, 전 세계 밀수꾼들이 힘을 합쳐 국가를 세우면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이 되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밀수를 “무역과 경제의 역사이자 세계화의 과정”이라며 “밀수가 없었다면 문명의 확산도 없고, 지금의 세계화도 불가능했다”고 역설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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