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팀, 유전자 조작 쌀로 임상시험

삼나무(杉木) 꽃가루 성분이 함유된 특별한 쌀로 지은 밥을 먹게 해 꽃가루 알레르기(화분증·花紛症)를 치료하는 임상시험이 다음 달 일본에서 시작된다.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밥을 먹는 것 만으로 꽃가루 알레르기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오사카(大阪)부립 호흡기·알레르기 의료센터 등은 쌀알에 알레르기 원인 물질의 표지가 되는 부분이 포함되도록 유전자 조작을 한 “화분증 완화 쌀”을 이용한 임상시험을 11월에 시작한다.

삼나무가 많은 일본에서는 꽃가루로 인한 화분증 환자가 4명 중 1명일 정도로 많다. 현재는 삼나무 꽃가루에 함유돼 있는 화분증의 원인물질을 소량 입에 물고 있게 하거나 주사하는 방법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가 이뤄지고 있으나 3~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임상시험에는 화분증 원인물질의 표지가 되는 부분이 쌀알 속에서 만들어지도록 유전자조작한 쌀이 이용된다. 이 쌀은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가 개발해 현재 격리 재배하고 있다.

쌀에는 위에서 분해되지 않고 장(腸)까지 내려가는 단백질이 포함돼 있다. 화분증이 있는 사람이 매일 쌀밥을 먹으면 이 표지가 장에서 흡수되는 동안 체내의 면역기능이 표지물질에 익숙해져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게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화분증의 원인물질 자체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심한 알레르기 증상은 나타나지않는다.

도쿄지케이(東京慈惠)의대가 2012~2014년 화분증 환자에게 이 쌀로 지은 밥을 먹게 한 결과 증상이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작용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

이번 임상연구에서는 화분증 환자 10명에게 약 1년간 이 쌀을 매일 5g씩 일반 쌀과 섞어 먹도록 한 후 혈액검사를 통해 삼나무 꽃가루에 반응하는 항체의 양을 측정한다. 또 15명씩 3그룹으로 나눠 6개월간 이 쌀과 보통 쌀을 합해 50g씩 먹게 하면서 배합비율을 달리해 효과를 비교한다.

연구팀의 다나카 도시오 오사카대학 교수는 “나쁜 짓을 하는 면역세포를 가려내 증식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화분증이 근본적으로 치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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