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와 울주군에 걸쳐 조성되는 다운2지구 공공택지 승인을 앞두고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단단한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다운2지구도 혁신도시와 마찬가지로 LH가 사업시행자이기 때문에 때늦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국토교통부의 지구계획 승인 전에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혁신도시는 명품도시를 만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음에도 주차장 부족, 도로 협소, 공원 등 편의시설 미비 등 명품이라는 말이 무색할 수준으로 조성된데다 치수시설도 제대로 되지 않아 인근 주민들에게 태풍 피해를 안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순히 택지 공급이 목적인 다운2지구는 혁신도시 보다 더 졸속으로 개발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감시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현재 시점에서 볼 때 택지 조성 후 빚어질 문제점도 혁신도시 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교통대란이다. 다운2지구는 중구와 울주군에 걸쳐 186만637㎡의 부지에 1만3000여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도심과 연결로는 지금도 복잡한 다운사거리를 거쳐야 한다. LH는 “다운지구와 성안동을 연결하는 배후도로를 만들어 교통량을 분산시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도로만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는지 울산지역내 전문가들의 사전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존 도로 의존율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면 다운동 일대는 교통지옥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중요하게 따져야 할 것이 치수계획이다. 당초 계획상 30%이던 녹지율이 23%대로 낮춰진 것부터 되돌려야 한다. 녹지가 치수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이번 태풍 차바를 통해 실감했다. 저류지와 우수관로도 법적기준을 준수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법적기준은 지구적 기후변화가 반영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태풍 뿐 아니라 심각한 폭설도 경험했다.

다운2지구에 대한 국토부의 승인은 이달 중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사업시행에 들어간다. 명품도시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안전도시는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심의자문과정에서 울산시심의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울산시와 국회의원의 관심도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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