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와 불가피한 맞대결
젊은선수들 패기로 필승 다짐

“아마 선수들도 우리은행하고 맞붙고 싶었을 겁니다.”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이 특유의 중저음으로 말했다.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전은 29일 삼성생명과 춘천 우리은행의 경기로 펼쳐진다.

여자프로농구가 시즌 개막전 카드를 정하는 방법은 다소 독특하다.

여자농구는 6개 구단 회원사가 돌아가며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다. 바로 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구단이 홈 구장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 상대를 지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대부분 약체를 개막전 상대로 지목해서 홈에서 ‘개막 승전보’를 울리겠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올해 개막전에서 파트너로 삼은 팀은 5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강력한 우승 후보 아산 우리은행이다.

자칫하면 개막전 잔칫날 회사 고위층들을 모셔다 놓고 패배를 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근배 감독은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아마 선수들이 (우리은행을) 원했을 것”이라며 “제가 선수들을 대신해서 우리은행을 택했다”고 말했다.

함께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가드 박태은 역시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우리은행에 졌다”고 회상하며 “두 번 지기는 싫기 때문에 반드시 이기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박정은, 이미선, 김계령 등 베테랑들이 팀을 떠난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젊은 패기로 최강팀에 맞서 이길 경우 시즌 초반 걷잡을 수 없는 상승세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임근배 감독의 계산이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우리은행의 각오 역시 만만치 않았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사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잘 안돼서 걱정이었는데 삼성생명이 우리를 지목해줘서 다행”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박혜진도 “어쨌든 우리가 지목을 당한 입장”이라며 “작년 개막전에 이겼다고 올해 져주고 할 일은 없다. 무조건 이기겠다”고 장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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