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라주 보람병원 외과(유방·갑상선 전문) 전문의가 유방암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여성에게 유방암은 매우 흔한 암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중앙암 등록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위암과 자궁경부암보다 유방암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방암 발생 양상은 미국이나 유럽과는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 암 발생 통계에서 보면 20세 이후부터 유방암이 발생하는데 40~60세 사이에 많이 발생하며 이후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45~55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유방암의 사망률은 발생 수준에 비해 낮다. 하지만 조기 발견과 치료 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생존율이 향상됨에도 불구하고 최근 15년 동안 우리나라 유방암 발생이 매년 12~15%씩 증가해왔기 때문에 유방암 사망률 또한 매년 12%씩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라주 보람병원 외과(유방·갑상선 전문) 전문의와 함께 유방암의 원인, 예방법 그리고 치료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주요인
가족력·방사선 피폭도 원인 추정
비만·고지방 음식섭취 위험 높여
45~55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
젊을 때 출산·모유수유 도움돼
주 3회·각 30분 이상씩 운동하고
비타민 B6·E 풍부한 음식 섭취를
매달 주기적 자가검진이 최선책

◇모든 여성에게 가능성 있어

유방암의 위험인자로는 여성호르몬, 식이, 유방암의 가족력, 방사선 피폭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모든 여성에게 유방암의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라주 전문의는 “유방암의 가장 큰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다. 유방세포는 일차적으로 에스트로겐의 자극으로 인해 증식, 분화하므로 초경을 시작하면서부터 폐경이 될때까지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유방암 발생 위험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면서 “유방암의 위험 인자로는 이른 초경, 늦은 폐경, 폐경 후 여성의 비만(특히 복부 비만), 폐경 후 호르몬 대체요법 등 호르몬에 노출되는 정도가 증가하는 경우다”고 말했다.

호르몬에 노출되는 정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임 전문의는 모유수유와 운동을 권했다. 그는 “유방암은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하다. 고지방식이, 과체중, 비만의 경우 유방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폐경 이후 비만인 여성은 유방암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며 키가 크면 유방암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음주, 흡연, 카페인, 피토에스트로겐, 방사능 노출에 대한 위험성이 보고된 바 있으며,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했다.

 

◇자매·엄마가 유방암이면 특히 위험

유전성 유방암은 예방적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받은 배우 안젤리나 졸리로 인해 유명해졌다.

유전성 유방암은 대부분 조기에 발병하고, 양측성 유방암인 경우가 많다. 유전성 유방암은 두 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가 친척관계로 존재할 때를 말하는데 보통 유방암의 위험도를 2~3배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자매나 어머니 등 두 명이 동시에 유방암이 있는 경우 13.6배까지 위험도가 높아진다.

임 전문의는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총 칼로리중 지방은 30% 이하로 섭취해야 하며 동물성 지방, 고칼로리, 과량의 음주는 피해야 한다. 지방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식품인 발효우유, 과일 야채, 콩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두부(1주일에 3회이상), 통밀, 통보리, 맥아, 참깨, 들깨, 호두, 잣 등 비타민 B6, E 등이 풍부한 음식이 좋다.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은 1일 권장량만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도한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며, 일주일에 3일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가능하다면 아이를 일찍 낳고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여성 유방조직 치밀해 진단율 낮아

우리나라 여성은 유방조직이 치밀해 유방 촬영술의 정확도가 떨어지며, 서양인에 비해 젊은 여성의 유방암 비율이 높다.

나이가 젊을수록 유방조직이 치밀하기 때문에 진단율이 낮다. 그러므로 초음파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하고 자가 검진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임 전문의는 “자가 검진은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자신의 유방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 만으로도 유방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진료를 해보면 비교적 큰 종괴가 만져지고 피부 함몰까지 진행됐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아예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가 검진의 시기는 월경 시작 후 5~10일이 경과한 후가 가장 좋다. 월경이 끝나면서 유선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불필요한 종괴가 없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폐경이 됐다면 매달 기억하기 좋은 날을 정해 한 달에 한번씩 자가 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자가 검진 방법은 거울 앞에 서서 양팔을 옆으로 내린 상태에서 양쪽 유방의 크기, 모양의 변화, 종괴, 피부나 유두의 부종, 함몰 등에 대해 양쪽을 비교하면서 관찰한다. 다음 양팔을 머리 위로 올린 상태와 양 허리에 댄 상태에서 관찰하면 된다.

임 전문의는 “유방이나 겨드랑이에서 만져지는 혹이 발견되거나, 유두에서 이상 분비물이 나오면 더이상 만지거나 자극하지 말고 바로 외과 전문의를 찾아가 상의하고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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