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영진 사회문화팀 차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연)라는 조직이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기관도 들어있고, 민간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전국단위로 회원기관이 약 200개에 육박한다. 울산문화예술회관, 현대예술관, 북구문화예술회관, 울주문화예술회관, 중구문화의전당 등 울산지역 5개 기관도 포함된다.

그 중 현대예술관은 부산·울산·경남지회 거점기관을 맡고있다. 약 2주전 이 거점기관이 부울경지회, 대구·경북지회, 호남·제주지회 등에 소속된 123개 회원기관 관계자를 경주로 불러모아 1박2일 워크숍을 진행했다.

각 기관의 제반 여건은 도시의 규모와 운영 형태에 따라 제각각이었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은 모두 같았다. 각 지역의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 풍요롭고 품격있는 삶을 영위하도록 돕자는 것이었다.

토론회 결론은 각 회원기관들이 네트워킹을 강화,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사업안을 도출하자는 것이었다.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네트워크의 시대 산물이다. 기획력과 추진력을 갖춘 전문인력은 언제나 부족할 수밖에 없고 이는 어느 지회, 어느 회원기관만의 문제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다. 문화예술기관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각 기관들의 운영내실화를 도모하는 최선책이 될 수 있다. 예산부족과 같은 취약점도 각 문예기관의 네트워크 협력으로 일정 부분 해결된다.

참가자들은 문예기관 직원인 자신들의 의견에 비춰 문화부기자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했다. 다행히 시간이 주어져 △개관 20년을 맞아 시설보강에 들어 간 울산문화예술회관 △지명도 높은 공연전시유치로 지역사회 품격을 높여 온 현대예술관 △울주오디세이 등 지역기반 콘텐츠를 문화상품으로 키워 낸 울주문예회관 △주민성향을 고려해 권역별 다양성을 추구하는 북구문예회관 △문화관광도시를 표방한 기초단체 최초의 거점공간 중구문화의전당 등 울산지역 5개 기관의 특성을 알려주는 기회를 얻었다. 한 발 더 나아가 5개 기관이 하나가 돼 공동의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이를 기관마다 돌아가며 개최하는 아트페스티벌로 키운다면, 지역에 새로운 문화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다고 제안했다. 십수년 전부터 지자체의 지원으로 진행돼 온 6대광역시 및 제주특별자치도의 문화교류행사처럼 한문연(혹은 울산지역 회원기관) 또한 이같은 네트워크사업을 정기적으로 추진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연극제(2015년), 대한민국 건축문화제(2016년), 전국무용제(2017년 예정) 등 전국단위 문화행사의 울산유치 사례에 비춰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한문연이 9년째 제주(해비치리조트)에서만 추진해 온 대규모 아트페스티벌(아트마켓)을 역량있는 회원기관을 둔 권역별로 이동하며 추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다행히 현장에서는 수도권에 비해 질적·양적 열세를 면치 못하는 지자체의 문화환경을 지역간·기관간 상생협조로 만회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듯 했다. 한문연이, 혹은 지역 문예기관들이 주도하는 실질적인 공유기반이 하루빨리 구축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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