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언론이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 파문을 연일 보도하면서 외교·안보 현안 등에 미칠 영향과 관련한 다양한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1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 정부가 최순실 파문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지연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29일자에서 사드의 미래도 짐작하기 어렵게 됐다고 보도했고, 관찰자망과 환구시보 등도 31일 사드배치에 대한 영향 가능성을 언급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최순실 파문을 놀라울 정도로 예측했다는 별도 기사를 이날 게재했다.

이 신문은 영화 ‘광해’, ‘내부자들’과 드라마 ‘밀회’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대 부정입학 의혹사건 등을 예측한 적이 있다면서 영화 ‘변호인’, ‘터널’ 등도 한국 정치인들의 본질을 잘 반영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올해 들어 한·미·일의 대북 공조가 강화됐으나 박근혜 정권이 국정 정체를 피하고자 이런 기조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 과정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번 사태가 한일 간의 안보 협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으며 일본 정부가 요구해 온 위안부 소녀상 이전이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북한 문제 등이 긴장을 키우는 가운데 한국 정치가 불안정해지는 사태는 아시아지역 전체의 우려”라고 논평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한국 내정의 혼란이 외교의 정체를 부르는 일이 없도록 하면 좋겠다”는 사설을 실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한 박대통령의 올해 방일이 불투명해졌다며 한일 관계 개선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영리재단을 통해 대기업 자금을 끌어들인 클린턴 재단을 빗대 ‘한국의 클린턴스러운(Clintonian) 스캔들’이라는 사설을 싣고, 대중의 격렬한 반응은 재벌에 대한 분노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WSJ은 “한국인들은 1960∼70년대 고성장시대 향수로 박 대통령을 뽑았다”며 “그러나 박 대통령은 부친 통치시절의 어두운 면과 완절히 단절하지 못했고, 한국은 지금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런 상속의 대가를 치르게 됐다”고 적었다.

한편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영문판은 ‘최순실’(Choi Soon-sil)에 대한 설명 페이지를 개설해 최씨를 “한국의 무속인이자 사이비 종교지도자”(a South Korean shaman and cult leader)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그의 영향력을 둘러싼 정치 스캔들의 주요 용의자”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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