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통치 증언 “겁주려고 동네서 자살폭탄…남자수염·여자노출 트집잡아 학대

이라크 정부군과 국제 동맹군이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인 모술을 향해 포위망을 좁혀 가면서 최근 IS 통치에서 해방된 모술 인근 주민들의 참혹한 경험담이 흘러나오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구 7천 명의 모술 인근 파질리야 마을은 소수의 IS 조직원들이 무기를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했다.

주민 아사드 알리 하산(45) 씨는 ”때때로 그들 중 한 명은 자살폭탄 벨트를 두르고 마을에 나타나 폭탄을 터뜨렸다“고 증언했다.

마을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주는 것 외에 그런 잔혹 행위의 다른 이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생존 주민들은 IS가 벌금을 부과하고, 아이들에게 부모를 밀고하도록 하고 필수품을 IS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마을 사람들을 쥐어짰다고 전했다.

하산 씨는 ”어린 아이들에게 어른들을 대중이 보는 앞에서 때리도록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턱수염 속으로 밀어 넣은 펜이 고정되지 않고 떨어지면 율법에 충실하게 수염을 충분히 기르지 않았다고 보고 매질을 하곤 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이런 처벌은 종종 광장에서 행해지는데, 타일 하나에 사람을 세우고 매질을 하다가 흔들려 타일 밖으로 벗어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됐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IS 통치는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했다.

여성들은 지난 2년 동안 얼굴은 물론 눈까지 모두 가리는 검은색 니캅(얼굴 가리개)과 검은색 장갑을 끼고 생활해야 했다.

신체가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여성 IS 조직원이 간단한 재판을 진행한 뒤 노출된 부위를 물어뜯는 처벌을 바로 집행했다.

하산 씨는 2014년 IS가 마을에 들어왔을 때 빠져나간 동생 리파드(40)에게 휴대전화로 IS의 위치를 알려줬고, 리파드는 그 정보를 쿠르드 정보 당국에 전달했다며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사형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기를 비닐로 싸 땅에 묻어 놓고 사용했다.

IS가 터널을 뚫고 폭탄을 만드느라 전기는 24시간 돌아갔지만, 주민들은 거의 사용할 수 없었고, IS가 요구하는 세금 때문에 ”죽겠다고 생각했다“고 한 주민은 전했다.

모술 동쪽에 있는 이 마을에 있던 IS 조직원들은 모술로 진격하는 쿠르드 군이 포위망을 좁혀 오자 주민들을 덜 괴롭히는 대신 전투 준비에 몰두했다고 주민들은 덧붙였다.

이라크 정부군이 작전을 담당하고 있는 모술 남부 지역 주민들은 정부군이 진격해 올수록 IS가 더 복수심에 불타올랐다며, 주민들은 더러운 우물의 물을 마시도록 하고 연료와 물을 저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부군은 탈환한 마을로 들어왔을 때 굶고 있는 주민들의 몰골을 보고 망연자실했다고 전했다.

모술 안에서 방어하고 있는 IS는 더욱 악랄해져 정부군을 도운 주민들을 처형하거나 많은 가족을 인간 방패로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모술 탈환 작전을 선포한 이라크군과 국제 동맹군은 2주 만에 모술 인근 3㎞ 지점까지 진격했으며, 시가전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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