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광식 제일병원 내과 전문의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독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통상적으로 11월 말부터 독감 환자가 늘어 12월과 1월에 유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런데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2주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맞는 게 낫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외에도 어떤 예방접종이 있는지 그 특징과 접종 시기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한국은 3~4월에도 B형 독감이 유행
대상포진 치료 1년 후 백신 맞아야
美 남성도 인유두종 바이러스 접종

◇인플루엔자(독감)

국내에서 현재 많이 사용되는 독감 백신은 A/H3N2, A/H1N1, B 등 3개의 항원을 포함하는 3가 백신이다. 그러나 B형 독감은 두 가지 계통의 항원으로 나뉘며, 계통간 교차 면역원성은 미미하고 현재 3가 백신은 한 가지 계통만 포함돼 있다.

신광식 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최근 10년의 분석에 따르면 3가 백신은 약 50% 정도만 독감 유행을 예방하며, 두 가지 계통의 B형 항원이 동시에 유행할 경우 백신 효과는 적다고 보고됐다”면서 “2013년부터 WHO는 4가 독감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3~4월에 B형 독감 유행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예방으로 감염학회에서는 4가 백신을 권고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폐렴사슬알균(폐렴)

흔히 폐렴 예방접종은 평생 한 번만 맞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만성질환이 없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13가 백신과 23가 백신 두 가지 폐렴 예방 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따라서 신 전문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13가 백신 1회 접종을, 2013년 이전에 폐렴 예방접종을 하였거나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65세 이상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13가 백신 접종 이후 23가 백신을 차례대로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파상풍-디프테리아(Td)

파상풍-디프테리아(Td) 백신은 외상 시 응급실에서 1회의 예방 주사로 면역이 생기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56년 이전 출생자 및 백신 접종력을 모르는 사람은 Td 백신 3회의 기본접종 후 10년마다 재접종을 해야 면역이 생기며, 접종력을 알고 있는 1956년 이후 출생자도 10년마다 재접종을 해야 면역을 유지할 수 있다.

신 전문의는 “제대로 된 예방접종을 할 경우 외상 시 비싼 파상풍 면역글로불린의 사용을 줄일 수 있으나 홍보가 되지 않아 모르고 비싼 파상풍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60세 이상의 성인은 금기 사항이 없는 한 대상포진 병력과 관계없이 대상포진 백신의 접종을 받아야 한다. 대상포진을 한 번 앓았다고 해서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50세에서 59세 성인의 경우 피접종자의 상태에 따라 대상포진 백신 접종 시기를 달리해야 한다.

신 전문의는 “대상 포진을 앓은 후 바로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은 회복된 대상 포진을 다시 악화 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6개월~1년 정도 안정을 가진 이후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9세 이상 26세 미만의 성경험을 하기 전 여성에게 우선 접종된다. 그러나 의사의 판단에 따라 더 높은 연령도 가능하다. 최적 연령은 11~12세이며, 3회의 접종을 해야 한다.

신 전문의는 “2가 백신(서바릭스)의 경우 효과가 더 강하고 오래갈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고위험군의 바이러스도 막아준다고 알려졌다. 4가 백신(가다실)은 생식기사마귀도 예방을 해준다. 미국의 경우 여성뿐만 아니라 11~12세 및 13~21세의 남성에게도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