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완 청맥외과 원장

지난 10월31일은 할로윈데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할로윈데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적극적이다. 아이들이 귀신이나 마법사 등의 특이한 옷과 분장을 한다. 길거리에도 할로윈 분장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백화점, 마트 등에서는 할로윈 특수를 누리려고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하기도 한다.

할로윈데이는 기원전 500년경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인 삼하인 축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켈트족들의 새해 첫날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1일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사람이 죽어도 그 영혼은 1년 동안 다른 사람의 몸속에 있다가 내세로 간다고 믿었기 때문에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31일, 죽은 자들이 앞으로 1년 동안 자신이 기거할 상대를 선택한다고 여겨 사람들은 귀신 복장을 하고 집안을 차갑게 만들어 죽은 자의 영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이 날이 되면 아이들은 괴물, 귀신, 마법사 등의 복장을 하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Trick or treat?”(장난을 칠까요 아니면 과자를 주실래요?)라고 하면서 사탕과 과자를 받아간다. 그리고 할로윈 분장을 하고 사람들이 모여 파티를 즐기는 등의 여러 행사를 한다.

이런 할로윈데이가 어느 해부터인가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온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할로윈데이가 우리 고유의 명절이나 기념일이 아니라며 탐탁찮게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 고유의 명절 날에는 한복을 입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명절은 휴가다라고 생각하고 해외로 여행을 나가는 사람들이 외국 명절은 잘 챙긴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외국 명절이라고 다 무시할 것은 아니다. 세계화가 보편화된 시대에 우리 고유의 것만 챙기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성탄절이나 밸런타인데이 같은 외국의 명절과 기념일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것이냐 다른 나라 것이냐를 따지기 보다는 어떻게 우리에게 맞게 잘 보내야 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일년에 하루쯤, 할로윈데이에 분장을 하고 파티를 열고 즐겁게 지내는 것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너무 지나치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만 해도 그렇다. 할로윈데이를 챙기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고 그러면서 내 아이를 다른 아이보다 더 예쁘고 화려하게 꾸미려다 보니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 할로윈 분장을 하는 비용도 천차만별이고 서로 비교를 하게 되니 마음의 상처를 입는 아이도 생겨나게 된다. 너무 상업적으로나 외적인 치장에 치중하기보다는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특별한 하루라고 생각하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 고유의 명절도 할로윈데이처럼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같이 즐길 수 있는 그런 날로 재조명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을 해본다.

강병완 청맥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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