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잘 알아야만 진정한 사랑인걸까”
김주혁·이유영 등 출연...사랑의 의미에 대해 질문

▲ 홍상수 감독의 18번째 장편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의 한 장면.

우리는 사랑하는 상대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더 많이 알면 상대방을 그만큼 더 사랑하는 것일까, 알지도 못하고 상대를 사랑하는 것은 진짜 사랑이 아닐까.

홍상수 감독이 18번째 장편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극 중 영수(김주혁)는 동네 형 중행(김의성)에게서 여자친구 민정(이유영)의 행실에 대한 소문을 듣는다. “내가 직접 본 건 아닌데, 민정이가 며칠 전에 금성이라는 술집에서 술 마시고 어떤 남자랑 싸웠대. 너 말고 동네 사람들 다 아는 사실인데.”

술을 좋아하는 민정은 영수에게 술을 자제하기로 약속한 상황이었다.

민정과 결혼을 염두에 둔 영수는 중행의 말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그날 밤 자신의 집에 찾아온 민정에게 따진다. “술 자제하기로 했는데 왜 마셨어!”

민정은 영수의 추궁에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부인하며 내 말을 믿을 것인지 동네 형의 말을 믿을 것인지 양자택일하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당분간 서로 만나지 말자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영화에서는 이제부터 ‘아닌 척하기’ 게임이 진행되며 진실과 거짓말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펼쳐진다.

커피숍에서 독서 중인 민정에게 두 명의 남자가 연이어 찾아온다. 동네 유부남 재영(권해효)과 영화감독 상원(유준상).

재영에게는 자신은 민정의 쌍둥이 동생이라고 소개하고, 상원에게는 그냥 민정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둘은 처음에 어리둥절하지만 이내 민정이 제안한 게임에 동참한다. 물론 영화는 그 여자가 민정인지 민정이 아닌지 명시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

남의 전언만 믿고 자기를 약속을 저버린 여자로 몰아붙인 영수를 힐난하는 듯하다. 당신은 날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요구일 수도.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홍상수 감독의 작품치고는 관객들에게 친절하고 따뜻함마저 느껴지는 영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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