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독일 친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

▲ 건물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넝쿨식물이 인상적인 그린시티호텔.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남서부 지방 바덴뷔르템베르크주(州)에 위치해 있다. 프랑스와 스위스의 접경지역으로 이 도시 인구는 22만여 명, 면적은 150㎢로 울산 전체 면적의 7분의 1정도이다.

현재 친환경 녹색정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실제 지역 곳곳에서 친환경 정책을 만날 수 있다. 도심으로 들어서자마자 빼곡히 보관된 자전거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시민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시 전역에 420km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고, 중앙역 바로 건너편에는 수백 대의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자전거 주차장도 있다. 또 도심에선 태양열 설비를 한 건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독일의 친환경 주거공간인 보봉단지 끝자락에 있는 헬리오트롭.

프라이부르크에서는 건물을 건축하거나 리모델링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에너지 효율성이다. 토지 매매단계부터 기후보호와 에너지 효율성을 최대한 고려하고, 노후 건물을 개조하거나 보수할 때도 에너지 효율성을 먼저 생각한다.

도시 전역에 420㎞ 자전거 도로
도심 건물 대부분 ‘태양광 설비’
최초의 생태마을인 보봉단지 주택들
자체생산 전기 80%이상 판매해 수익
넝쿨식물로 온도 조절 ‘그린시티호텔’
태양열주택 ‘헬리오트롭’도 인상적

프라이부르크엔 두 곳의 유명한 주거단지가 있다. 최초의 생태마을로 알려진 보봉단지와 대규모 친환경 주거공간인 리젤필트단지다. 두 곳 모두 프라이부르크의 친환경 정책이 집약돼 있다. 그 중에서 프라이부르크 중심가에서 3㎞ 떨어진 보봉(Vauban)단지를 찾았다.

이곳은 패시브 하우스(에너지 절약형 주택), 태양광 설비 등으로 에너지 절감 및 자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나무와 돌 등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 놀이터 전경.

보봉단지가 들어선 지역은 프랑스군이 주둔했던 옛 병영지다. 1992년 프랑스군이 철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친환경 생태마을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현재 이곳에는 5500여 명이 거주한다.

마을입구에는 그린시티호텔이 있다. 건물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넝쿨식물이 인상적이다. 이 넝쿨식물이 여름에는 집안의 열을 낮추고, 겨울에는 햇빛이 잘 들어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단지 내부 마을 주택들은 나무와 꽃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주택 옆에는 차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짐을 내리기 위한 용무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차는 태양열 주차장(Solar Garage)에 주차한다.

▲ 프라이부르크 중앙역 바로 건너편에는 수백대의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자전거 주자창이 있다.

보봉단지 내 주택들은 매달 300유로(38만원) 가량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중 50유로(6만원)는 가정에서 사용하고, 250유로(32만원)가량 되는 에너지는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1990년대만 하더라도 태양열 패널을 설치하는 세대가 많지 않아서 가격이 꽤 높게 책정됐다. 현재는 많이 낮아 졌지만, 보봉단지의 경우 20년 계약이 체결돼 있어 현재까지 여전히 높은 가격에 에너지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봉단지의 놀이터도 인상적이다. 미끄럼틀과 그네 같은 놀이기구들이 나무와 돌 등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단지를 조금 벗어나 북쪽 포도밭 쪽으로 올라가면 ‘헬리오트롭’을 만날 수 있다. 건물 위에 설치된 패널은 태양을 따라 회전하면서 에너지를 모으고, 둥근 모양의 본 건물 앞면은 유리, 뒷면은 나무로 돼 있다. 집안 내부 온도에 따라서 집 방향을 움직일 수 있도록 건축됐다. 태양열주택인 헬리오트롭은 독일 건축학자 롤프 디시가 설계하고 건설했다.

▲ 베른드 달만 FWTM 대표

인터뷰 / 베른드 달만 FWTM 대표
“시민들 머릿속엔 ‘녹색’ 자리잡아
스스로 자부심 갖고 자발적 참여”

1970년대 프라이부르크에 원자력 발전소가 건립되려 했으나 시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시민들은 ‘그린시티’를 원했고, 프라이부르크시는 친환경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프라이부르크에는 1979년부터 태양열 패널이 설치됐으며, 1981년에는 태양열에너지, 스마트시티 등에 대해 연구하는 Fraunhofer ISE 협회가 설립됐다. 1986년부터는 FWTM(Freiburg Wirtschaft Touristik und Messe GmbH&Co.KG)에 의해 그린시티를 추진하고자 하는 사무실이 운영됐다. 다음은 베른드 달만(65·사진) FWTM 대표와의 일문일답.

-프라이부르크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 비율은 얼마나 되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트램과 버스는 18%, 자전거는 27%, 자동차는 32%, 도보가 32%다. 도심에 주차공간이 부족한 만큼 자가용 비율을 줄이고, 대중교통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중교통 비율을 늘리기 위한 방법은.

“주차하면 안되는 장소에 주차를 하면 벌금을 많이 부과하거나 즉시 견인한다. 그러면 대중교통 이용 비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시민들 스스로가 깨끗하고, 차가 없는 그린시티를 원한다. 그래서 큰 불만이 없다.”

-그린시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자세는.

“그린시티는 시민들 덕분에 유지할 수 있었다. 그들 머리에는 늘 ‘녹색’이 자리 잡고 있다.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그들을 위해서 프라이부르크시는 자전거 보관 공간을 더욱 저렴하게 공급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도시브랜드를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어떤 도움이 됐나.

“한달에 150여명이 우리 도시의 환경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는다. 그만큼 친환경 정책이 잘 알려져 있다. 많은 도시가 우리의 아이디어를 가져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울산에 대한 조언

“산업과 도로문화 등이 도시마다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좋은 생각이 나올 것이고, 국가적 지원도 필요하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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