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가속화…라트비아 등 각국과 금융협력 확대

중국이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이어 중부 및 동부 유럽에도 대규모 선물 보따리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이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으로 일환으로 미국을 넘어서는 세계 최강국의 영향력을 확보하자는 속내가 깔렸다.

6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중국 총리로는 처음으로 라트비아를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수도 리가에서 중부 및 동부 유럽 16개국과 중국 간 정기협의체인 중국·동유럽(CEE) 정상회의 제5차 회의를 통해 일대일로 가속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인프라 및 상호 연결소통 협력을 심화시켜 중부 및 동부 유럽 국가들이 유라시아 대륙의 교통 허브 역할을 더욱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일대일로 협력과 함께 금융, 녹색, 인문 분야의 협력도 강화함으로써 이른바 ‘16+1’차원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공상은행은 중부 및 동부 유럽의 프로젝트 파이낸스를 위해 100억 유로(12조7천억원)의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파이낸스는 신용도나 담보 대신 사업계획, 수익성 등을 보고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기법이다.

리커창 총리가 내놓은 중국-중부·동부 유럽 펀드는 올해 초 중국공상은행이 설립한 사이노-CEE 파이낸셜 홀딩스가 운영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중부 및 동부 유럽의 인프라, 하이테크 제조업, 소비재 등의 분야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스에 투입되며 향후 500억 유로(63조5천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중국은 이 펀드는 중부 및 동부 유럽에 국한하지 않고 이들 지역과 연관이 있다면 나머지 유럽 및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리 총리는 4일 오후에는 중국 총리로는 처음으로 방문한 라트비아에서 마리스 쿠친스키스 총리와 양자회담도 개최했다.

중국은 라트비아와 경제무역, 교통, 문화 등 각종 협력문건도 체결했다.

리 총리는 CEE 정상회의에 참석한 16개국 정상 가운데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체코 등 10여 개국 정상과 각각 양자회담을 열어 일대일로 협력 현황을 점검하면서 인프라, 금융 등 경제협력 확대에 공을 들였다.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우군 확보 전략에 더해 일대일로 실현을 위해 중요성이 커지는 동유럽 공략에 박차를 가해 왔다.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와 수년간 교역 및 금융협력을 확대해 오면서 헝가리-세르비아 철도 프로젝트를 비롯한 인프라 공동건설에도 공을 들여 왔다.

리 총리는 라트비아에 앞서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을 찾아 중앙아시아의 개발은행 설립과 금융협력 강화를 위한 기금조성을 제안하면서 영향력 확대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한편 리 총리는 또 이번 방문을 통해 자국 경제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유라시아 대륙을 지원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라트비아에서 열린 경제협력포럼 강연을 통해 “중국 경제가 각종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안정적인 성장 유지와 구조조정 가속화를 추진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거시조정정책 추진 ▲ 개혁개방 혁신을 통한 구조조정 가속화 ▲ 시장화·법치화를 통한 리스크 예방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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