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로 전성기 누린 김보성
소아암환자 위해 격투기 도전
내달 10일 장충체육관서 경기

 

“나이 오십에 격투기를 한다고 하니 아내가 당연히 펄쩍 뛰죠. 이혼하고 하라고, 자신은 외국으로 가 버리겠다고 하더라고요. 맨정신으로는 못 하겠고 술을 마시고 들어가서 부엌 식탁 앞에서 아내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을 했죠. 소아암환자들을 돕는 좋은 일인데 내 몸이 좀 찢어지고 부서지면 어떠냐고, 큰 부상은 안 당하겠다고 애원했죠.(웃음)”

20~30대도 아니고, 나이가 오십이다. 평생 해왔던 것도 아니고 오십에 격투기에 도전하겠다는데, 부인이 아니라도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릴 일이다.

“으리(의리)으리(의리)”를 외치기 전 김보성은 ‘상남자’ 이미지로 종횡무진했다. 1989년 이미연과 주연한 영화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가 대박이 나면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그는 좌충우돌하는 코믹한 이미지에, 액션을 사랑하는 ‘터프 가이’ 이미지로 1990년대 청춘스타로 사랑받았다.

그러다 어느새 ‘아저씨’가 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그는 2014년 ‘의리’ 돌풍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한다.

‘의리’를 외치는 김보성을 기용한 코믹 광고들이 모두 히트를 치면서 ‘아저씨 김보성’이 청춘들에게 사랑받는 아이콘이 된 것이다.

하지만 김보성은 거기에 ‘영합’(?)하지 않았다. 평생 자신만의 순수함으로 돌진해온 그는 ‘으리으리’를 외쳐달라는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을 뒤로 하고, 자신에게 이목이 쏠린 때에 ‘나눔의 의리’를 외치며 좀 더 많은 기부와 선행을 하고자 달려나갔다.

그러다 결국엔 ‘사고’도 치게 됐다.

그는 하늘의 뜻은 깨우칠지 모르나 무릎은 시리게 되는 지천명의 나이에 종합격투기 도전을 선언한다. 소아암환자들을 돕기 위한 자선 경기이기 때문이다.

김보성은 다음달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FC 35’에서 일본의 베테랑 선수 곤도 데츠오(48)와 웰터급(77㎏) 경기를 치른다. 김보성은 격투기 훈련을 위해 지난 1년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다. 영화 두 편을 고사해야 하는 등 배우로서의 경력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한 것이다.

“제가 의리를 외치는 게 희화화되기도 했지만, 의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눔입니다. 의리에는 반드시 공익을 위한 정의감이 수반돼야하고, 그것을 통해 나눔의 의리를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나눔이 삶의 목표가 되면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