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수주선박 은행보증 정상화

최근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에 대한 은행권의 보증(RG·선수금 환급보증)이 정상화 수순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조선업황 악화에 따른 부담으로 한동안 RG 발급을 꺼려왔던 민간은행들이 최근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 잇따라 RG 발급을 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4일 신한은행으로부터 유조선 2척에 대한 RG를 발급받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RG 발급은 신한은행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계열 조선 3사는 지난 5월에 자구계획을 확정해 제출했음에도 정작 수주계약의 최종단계라 할 수 있는 RG 발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다 지난 8월 은행권이 서로 순번을 정해서 RG 발급을 분담하기로 합의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듯했지만, 이 과정에서 NH 농협은행의 불참으로 은행 간의 합의에 상당한 진통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지난달 유럽에서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한 유조선 2척에 대한 RG를 이미 정해놓은 분담 순서에 상관없이 먼저 발급하겠다고 나서면서 은행권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신한은행 RG 발급 배경에 대해 “수주부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여신규모가 크게 줄었고 회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돼 부실 우려가 해소된 것이 주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누적 영업익이 1조2042억원에 달해 실적이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수주한 유조선 3척에 대한 RG를 지난 2일 국민은행으로부터 발급받았다. 삼성중공업이 국책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에서 올해 RG를 발급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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