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특성에 맞는 전략적 활동 필요
사회공헌 확산 위한 기업참여 절실
독자 참여 지면입니다

▲ 이길연 울산항만공사 재무회계팀 팀장

얼마 전 우리 울산항만공사 ‘웃음 가득 海(해) 봉사단’이 사회복지시설 장애인들과 함께 울산의 명물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고래를 찾아 시원한 바다로 나갔다. ‘보행도 어렵고 심신이 약한 친구들이 무서워하거나 멀미를 하지 않을까’는 기우였을 뿐이고, 배를 타고 넓은 바다를 처음 보는 친구들은 먼저 손을 끌어 이리저리 다니기를 재촉하기 바빴다. 여행선 1층 노래무대에서는 돌아올 때까지 지칠 줄 모르고 춤을 추고 노래도 부르며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어느덧 고래바다여행선이 한바퀴 돌아 도착할 즈음 휠체어 없이는 다닐 수 없는 20대의 뇌병변 1급 장애인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잡은 마이크로 힘겹고 어렵게 전달하는 “함께 하고 도와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라는 몇마디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순간 ‘내 자신이 가식적인 자원봉사가 아니었을까’ 부끄러워졌다. 비단 나만이 아니라 여행선에 있던 이들 모두가 내가 느낀 마음과 같진 않았을까?

최근 기업의 사회봉사 활동은 과거 단순한 기부나 보여주기 식 사회봉사 활동에서 사회적 투자의 개념으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 또한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공헌이 필수라는 인식으로 교육, 환경, 복지, 문화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그 영역을 해외까지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간 균형개발이나 동반성장 정책을 통한 사회적 약자지원과 기업의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상대적 어려움과 사회복지 혜택이 부족한 사각지대가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최근 1년 내 기부에 참여한 사람이 국민의 30% 정도라는 최근 언론보도를 들을 때 사회공헌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기업의 저변 참여가 절실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기업의 홍보를 위한 일회성 이벤트나 작게나마 참여하는 봉사활동이 사회공헌 문화 확산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되기도 하지만 사회일원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기업의 1차적 목표가 이윤창출이고 광범위한 사회공헌 비용이 재무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체계적인 계획과 전략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특히 공기업은 사회공헌 투자가 재무성과에 영향을 미칠지라도 민간기업과 달리 이윤창출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므로 이제 울산에서도 많아진 공기업들이 사회공헌 문화 확산에 앞장서 나갈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공기업이 사회공헌 사업에 앞장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공헌 투자예산 확대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공기업의 성장이나 확장과정에서 소외되거나 피해가 있을 수 있는 지역 주민을 위한 지원이나 배려, 지역사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특정사안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제품의 가격이나 품질 경쟁력 면에서 다소 취약할 지라도 중소기업, 소기업, 소상공인 제품 구매 확대를 통한 동반성장에 동참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원봉사 활동 시간의 확대 등 각 공기업의 특성에 맞는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이 필요하다. 어느 때 보다도 경제환경이 어려운 지금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인식을 높여가는 노력이 공기업의 역할이 아닐까 제안해 본다.이길연 울산항만공사 재무회계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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