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청이 번화가인 삼산·달동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형 백화점의 주차장 개방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남구청은 지난 9월 현대백화점 울산점과 협약을 통해 부설주차장 625면의 야간개방을 시작했다. 이어 오는 10일에는 롯데백화점과 협약을 맺고 영프라자 주차장 394면을 야간에 개방할 예정이다.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인근 지역 상가 이용자들이 영수증을 제시하면 3시간동안 무료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주차장 불편으로 인해 삼산·달동 가기를 꺼리던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와 롯데 울산점의 주차장 개방은 지역 소상인들과 상생의 가장 좋은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역 내 소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휴일을 조정하고 일회성 지원금을 내놓기도 했으나 큰 효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차장 개방은 인근 상가의 매출 상승이라는 직접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야간에 장사를 하는 점포에 한정된 혜택이라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지역상권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이들 두 백화점 인근은 상가와 아파트 등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날마다 주차전쟁을 치르고 있다. 주차 불편은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 일대는 땅값이 비싼데다 여유 부지도 없어 주차장을 새로 조성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백화점은 8시 또는 8시30분에 폐점하기 때문에 7시부터 서서히 주차장이 비기 시작한다. 밤새 거의 대부분의 주차장을 비워두긴 하지만 주차장 관리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 백화점으로서는 인근 상가를 위해 주차장을 개방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남구청은 남울산우체국 인근에 방치돼 있는 옛 코오롱스포츠타운 건물의 부설 주차장(306면)과 뉴코아아울렛 주차장(527면), 대현중학교 교직원 주차장(55면) 등에 대한 개방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주차장까지 개방하게 되면 적어도 야간영업을 하는 삼산·달동지역 상가의 주차문제는 크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디나 할 것 없이 주차문제는 상권활성화에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대형 민간시설의 주차장 개방은 오래전부터 요구돼왔다. 1990년대 서울시는 대형 백화점의 휴일에 주차장 개방을 권장하기도 했으나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지난 2013년부터 현대백화점 서울 신촌점은 서대문구와 협약을 통해 부설주차장의 야간개방을 해오고 있다. 울산에서도 번화가인 삼산·달동 지역 뿐 아니라 주차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는 상권에 인접해 있는 대형 민간시설들이 주차장 개방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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