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금수 격동초등학교 교사

올해 관심을 갖고 실천하고 있는 PDC(친절하고 단호한 교사되기 위한 학급긍정훈육법)에서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는 아이들이 그들의 경험에서 배우는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적인 결과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실제적인 훈육 방법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비가 오는데 우산을 챙기지 않아 옷이 젖게 되고 그로 인해 감기에 걸려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다면 다음번 비가 내릴 때에는 우산을 꼭 챙겨야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삶 속에서 겪는 경험들이 쌓여 스스로 앞으로의 행동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더구나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은 더 많은 실수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실수를 어떻게 바라보고 훈육할 것인가? 교실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실수를 교사의 개입으로 빠르고 쉽게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는가? 아이들에게 실수가 유의미한 경험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의 하나다.

우선 과거의 잘못된 판단으로 얻게 된 경험이 이후에 올바른 판단력을 키우는 바탕이 되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실수를 잘못된 것이라 여기지 않고 배움의 기회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 실수에 대한 교사의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하며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의지도 요구된다. 학급 전체가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면 학생 개개인도 실수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며, 실수를 하더라도 그 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배우게 될 것이다. 학급에서 일어나는 실수와 그것을 통해 배웠던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을 갖는 것도 실수가 좋은 배움의 기회임을 알려주는 방법이 될 것이다.

며칠 전 우리 반 학생 중 한 명이 급식소에서 뛰어가다가 식판을 쏟았다. 어떻게 훈육할 것인가? 예전의 나였다면 우선 그 친구를 불러 세워 왜 뛰었냐고 나무랐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 다른 반 선생님들이 볼까 내가 먼저 주변을 닦고 치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PDC에서 강조하는대로 불편했지만 참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식탁 위에 흘린 국물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에게 차분하게 물었다. “휴지를 가지고 와서 흘린 국물을 닦아야 합니다.” 아이가 답했다.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니?” “제가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아이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조금 기다려 주었다. 식탁을 닦은 아이에게 앞으로 급식소에서 어떻게 걸어야 할지 이야기 나눈 후, 천천히 걸어 다시 식판을 받아 오게 했다. 그 후 급식소에서 뛰는 그 아이의 행동이 완전히 고쳐졌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나와 눈이 마주칠 때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점검하고 천천히 걸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는다. “노력해줘서 고마워. 너의 노력을 믿는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릴지도 모르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응원한다.

장금수 격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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