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일 3국이 참여하는 젓가락 페스티벌이 10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충북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행사 장면.

지구상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사람, 젓가락을 사용하는 사람, 손으로 먹는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도구는 단연 젓가락이며 한국, 중국, 일본 등 3국이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는 대표적인 민족이다.

젓가락 사용과 관련된 최초의 기록은 갑골문자에 나오는데 은(殷)나라 시대에 제례의식용으로 사용하면서 확산됐다.

10~27일 청주첨단문화산단 일원서
한·중·일 3국 문화체험·교류 위해
젓가락 경연대회·내젓가락 만들기
젓가락질 UCC공모전·음식체험 등
18일간 다채로운 행사·공연 이어져

우리나라는 백제 무열왕릉에서 출토된 동제 수저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월 분디나무로 깎은 젓가락 내 님 앞에 놓았는데 남이 가져다 뭅니다. 아으 동동다리.’ 우리나라 최초의 월령체가인 고려가요 ‘동동’에도 분디나무(산초나무) 젓가락이 나오는 것으로 미뤄 쌀이 주식인 한·중·일 3국은 1000년 전부터 젓가락을 사용했다.

중국은 길고 끝이 네모난 특징이 있으며, 일본은 짧고 끝이 뾰족하며 나무젓가락을 사용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의 중간 크기로 쇠젓가락을 사용하며 반드시 숟가락이 함께 있어야 한다. 국물을 떠먹어야 하는데다 두부·전 등의 무거운 음식이 많기 때문이다.

▲ 2015 젓가락 특별전

한·중·일 3국의 사람들은 어머니의 젖을 떼면 제일 먼저 젓가락질을 배운다. 포크와 나이프의 서양문화와 달리 젓가락은 반드시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젓가락질을 많이 하면 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를 이해하고 나눔과 배려와 협력의 미덕이 젓가락 속에 담겨 있다.

한·중·일 3국이 참여하는 젓가락 페스티벌이 10일부터 오는 27일까지 18일간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일원에서 열린다.

2015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청주시가 한·중·일 3국의 공통된 문화콘텐츠를 특화하고 동아시아 평화와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취지로 지난해에 처음 개최한 뒤 두 번째다. 당시 청주시와 함께 칭다오(중국), 니가타(일본)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됐다.

2016 젓가락 페스티벌은 젓가락의 날 행사(11월11일), 젓가락 특별전(11월10~27일), 젓가락 학술회의(11월10일) 등으로 전개된다.

10일 오후 2시 첨단문화산업단지 광장 무대 및 2층 회랑 공간에서 한·중·일 젓가락문화 특별전으로 막을 연다.

▲ 2015 젓가락만들기

이날 오후 3시 연초제조창 2층 회랑공간에서는 젓가락 학술 네트워크 파티가 열린다. ‘밥상위에서 만난 한·중·일 젓가락 이야기’라는 주제로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 한복려 궁중음식전문가, 우라타니 효우고 일본 국제젓가락문화협회장, 쉬화롱 중국 상하이젓가락촉진회장 등 각국 연사들의 젓가락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11일 오전 11시부터는 젓가락의 날 행사가 첨단문화산업단지 광장 및 2층 경연대회장에서 열린다.

젓가락 경연대회(신동대회, 도사선발대회, 음식릴레이대회)와 젓가락질 UCC 공모전, 젓가락 체험 문화행사, 내젓가락 만들기, 선물하기, 한·중·일 음식(음식·다도·술)체험, 젓가락 만들기·공예 체험, 한·중·일 3국 젓가락장단 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오전 10시30분부터는 식전 공연으로 분위기를 높인다.

페스티벌 기간 내내 연초제조창 2층 회랑공간에서 열리는 젓가락 특별전은 한·중·일 3국의 젓가락 유물, 창작 젓가락, 문화상품, 의식주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한·중·일 3국의 문화주간도 함께 운영하면서 문화체험과 문화교류의 장을 만들어 간다.

젓가락 특별전 주제는 ‘젓가락(箸), 담다.’ 한·중·일 3국 옛 젓가락문화 특별전(섹션1), 현대작가의 창작 젓가락 특별전, 한·중·일 3국 젓가락 장인의 방(섹션2), 한·중·일 3국의 다도, 의복 체험 및 작품 전시(섹션3)로 나눠 삶을 담고 멋을 담고 흥을 담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게 된다.

한편 청주지역에는 신봉동 백제고분군을 비롯해 청주권 전역에서 금속류의 다양한 수저 유물이 출토되고 있고 유물 가치가 뛰어난 것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속문화가 발달한데다 매장문화의 영향 때문이다. 국립청주박물관을 비롯해 청주권의 주요 박물관에만 3000여 점의 수저 유물이 소장돼 있다.

글=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사진=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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