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셰프와 푸드코디네이터

우리나라에는 대략 1만1440개의 직업이 있고, 먹는 것과 관련된 것이 57개 정도라고 한다. 요리라는 직업을 이야기할 때 셰프는 남자, 푸드코디네이터는 여자를 떠올린다.

원래 셰프는 직업 자체가 아니라 직장 내 직함을 일컫는다. 주방 총책임을 맡아 각 파트별 조리사를 총괄 지휘하고 개발한 요리를 메뉴에 올릴 것인지를 선택한다. 음식의 간과 익힘 정도, 식재료 선택과 구입, 메뉴의 가격 측정, 플레이팅 등 고객 식탁에 오를 상품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스태프의 고용 및 해고의 결정권도 갖고 있다. 아예 수셰프(sous-chef, 부주방장)에게 주방 지휘를 맡기고 외부에서 사무나 고객 응접, 메뉴 개발, 홍보활동 등을 하기도 한다.

셰프는 주방장을 의미하며
직업 자체가 아니라 직함 일컬어
요리연구가는 요리 대중화 위해
집에서 만들수 있는 메뉴 개발자
요리연구가에서 셰프로 변신은
이국적·고급스런 이미지 함축

 

▲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반면 요리연구가는 사람들이 쉽고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레시피 등을 개발하고, 이를 책이나 잡지, 방송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한다.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외식 메뉴의 레시피를 개발하거나 구하기 힘든 외국 향신료 대신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같은 맛을 내는 방법 등을 전파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요리연구가를 ‘가정요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 부르기도 한다.

요리연구가에서 셰프로 변신은 전통적·한국적·일상적인 데서 더 이국적·서구적·고급스러운 것으로 변화를 보여준다.

명칭의 변화는 사실 대한민국의 다른 문화들에서의 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 더 크고, 더 높고, 더 서구적이며 고급스러운 것에 대한 갈구가 여기에 있다.

머리를 곱게 말아 올리고 시어머니로부터 요리를 ‘전수’받았던 어머니 같은 중년 요리연구가는 최신 헤어스타일에 멋진 의상을 입고 마치 마술을 하듯 소금을 뿌려대는 셰프로 바뀌었다.

셰프들이 대개 프랑스나 이탈리아, 미국의 유명 요리학교에서 유학을 했다는 점이 이 변화와 맞물려 있다. ‘강레오’나 ‘에드워드 권’ 같은 이름이 보이는 것도 그래서 자연스럽다. 요리연구가들이 주로 종가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방송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유명 셰프들은 이미 자신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 체인을 가진 사업가이다. 쿡방의 인기는 자신이 책임질 수도 없는 가공식품들의 모델료, 나아가 레스토랑 매출로 이어진다. 요리연구가에서 셰프로 변하면서 우리는 요리를 고급스러운 ‘디시’(dish)로 보게 되었다. 그만큼 요리는 예술이자 지식-비즈니스 영역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든다는 의미에서는 남녀에게 잘 맞는 직업은 따로 없다. 하지만 뇌특성의 관점에서 보면 남녀에게 적합한 직업은 따로 있다. 도형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힘 그리고 전체를 보는 힘에 영향을 미치는 우뇌가 발달한 남성은 주방장이 맞다. 반면 우뇌와 좌뇌와의 교류가 활발해 여러가지 정보를 재빨리 처리할 수 있는 여성은 요리연구가가 더 적합하다.

남성은 이것만 되고 여성은 이것만 된다는 식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에 얼마나 열정을 갖고 임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다.

 

● 오늘의 별미 메뉴 - 차콰이테오(Char kway teow): 태국식 볶음 쌀국수

◇재료: 쌀국수 1봉(100g), 새우 3마리, 바지락 살 50g, 돼지 목심 100g, 마늘 2개, 양파 50g, 계란 1개, 숙주 2분의 1봉, 부추 50g, 대파 30g, 홍고추 2분의 1개, 전분 30g, 참기름 조금, 소금, 후추, 물(육수).

◇소스: 호이신 소스(해선장 소스) 30㎖, 굴 소스 50㎖, 칠리소스 30㎖, 삼발 소스 30㎖(시중판매).

◇만드는 법 :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채 썬 마늘, 양파를 넣고 볶다가 돼지고기, 새우, 조갯살을 넣고 노릇하게 볶다가 호이신 소스, 굴 소스를 넣는다.
●소스가 골고루 섞이면 계란을 풀어 스크램블이 되게 섞는다.
● 쌀국수, 숙주, 부추를 넣고 골고루 섞어 준 다음 육수를 넣고 삼발 소스를 넣고 육수를 첨가한 다음 소금, 후추, 참기름을 넣고 마지막 양념을 첨가한 다음 물과 전분을 1대1로 잡아 농도를 잡아 골고루 뿌려 마무리한다.
※ 태국식 쌀국수를 만들 때 고춧가루나 청양고추를 넣고 드셔도 되고, 호이신 소스는 두반장 소스나 고추기름으로 대처하고 국수는 너무 오래 볶지 말아야 한다.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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