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산하지구 준공 연기를 지켜보며

▲ 서현옥 강동마을신문 편집장

최근 10년을 끌어온 강동산하지구 공사가 내년 말로 연기될 지도 모른다고 한다. 확정은 아니지만 접속 도로 연결이 안됐으며, 중앙공원 공사는 아예 시작조차 못했으니 기정사실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강동으로 이사온 지 2년째. 눈만 돌리면 여기 저기 사고 소식이다. 신호등과 가로등이 제 역할을 못하고, 산하지구 내 인구는 벌써 1만여명을 향해 가니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내년에도 12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라 각종 안전 사고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위험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시나 구 그리고 조합 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룬다. 강동산하지구는 완공이 안돼 법적으로 아직 행정기관의 관리하에 들어간 곳이 아니므로 가로등과 신호등, 도로 등은 모두 조합에게 책임이 있다는 행정기관과 가로등 전기료 등 막대한 운영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조합 측의 얘기는 주민들을 비탄에 빠뜨린다.

물론 구의 배려로 일부 구간엔 가로등이 들어오는 등 작지만 소중한 변화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인구유입에 비해 각종 기반시설의 지원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니 밤이면 이곳 강동산하지구는 암흑천지로 변해버린다.

비단 위험한 상황은 도로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아이들의 통학로에 버젓이 공사차량들이 드나들고, 인도 위에 각종 공사자재들이 난립해 있다. 이를 피해 도로로 보행하던 아이들이 마주 오던 차량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모습을 본 게 벌써 여러 번이다. 비만 왔다 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통학로로 쏟아져 내려온 돌멩이와 흙에 아이들의 운동화가 젖어오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상황이 이렇듯 심각한데도 산하지구의 준공은 내년 말로 연기가 된다고 한다. 결국 다음 일년 동안 겪게 될 이 모든 불편함과 위험은 모두 주민의 몫이다. 잘 알아들을 수도 없는 법적인 문제와 이익을 좇는 이들 앞에서 1만여명에 가까운 주민의 삶이 언제고 일어날 지도 모르는 잠정적인 위험 앞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행정기관과 조합 측은 이제 더 이상 주민의 삶을 방치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미 산하지구 내 공사 진행률이 95%를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서로 머리를 맞대 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법률이, 각종 행정규제가, 또는 이익이 주민의 생활권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갑자기 영화 곡성의 한마디가 떠오른다. “뭣이 중헌디….”

서현옥 강동마을신문 편집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