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잔과 졸라의 특별한 우정...오는 12월 국내 개봉 앞둬

 

지난 10일 서울에서 개막한 ‘프렌치 시네마 투어 2016’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톰슨 감독(사진)을 최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라붐’ 시나리오를 집필할 당시 저는 35살, 제 딸은 12살이었죠. 우리 세대는 보통 15~16살 정도에 사춘기가 왔는데, 제 딸은 그 당시 사춘기가 오고 있었어요. 너무 의외였고, 저는 준비가 돼 있지 않았죠.”

톰슨 감독은 딸의 모습을 보면서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당황하는 부모의 이야기를 시나리오 소재로 떠올렸다고 한다. ‘라붐’에서는 연애 상담을 하는 소피 마르소에게 할머니가 주옥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라붐’은 10대 무명 소녀였던 소피 마르소를 세계적인 청춘스타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톰슨 감독의 인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그는 ‘라붐’ 뿐만 아니라 ‘유 콜 잇 러브’ ‘여왕 마고’ 등의 각본을 썼고 ‘파리의 연인들’(1966)을 연출했다.

톰슨 감독은 이번에 직접 연출한 신작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이라는 영화를 들고 한국에 찾았다. ‘프렌치 시네마 투어’ 개막작인 이 영화는 근대 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화가 폴 세잔과 ‘목로주점’ 등으로 유명한 작가 에밀 졸라의 특별한 우정을 그렸다.

두 사람은 30년간 절친한 친구로 지냈지만, 졸라가 1886년 ‘작품’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우정에도 금이 간다. 당시 유명 작가였던 졸라는 이 책에서 가난한 화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실패한 인생을 그렸고, 그 소설의 주인공이 자신이라 여긴 세잔은 졸라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

톰슨 감독은 “세잔과 졸라가 굉장히 친한 친구였다가 나중에 서로 틀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속의 집착이 타인 혹은 세상과의 관계를 얼마나 어렵게 만드는지를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욤 갈리엔, 기욤 까네 등 프랑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은 12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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