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울산은 복지사업의 확대와 지진·수해복구, 조선산업 위기극복 등 당면과제를 해결해나가기도 만만찮다. 김시장의 말대로 어닝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가 가능할 지 장담하기 어렵다. 1년전 김 시장은 2016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서는 “울산의 재도약 및 퀀텀점프(Quantum jump·대약진)를 위한 ‘회생예산’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한해 울산시의 경제에 퀀텀점프는 없었다. 국가산업단지안전관리마스터플랜 수립, 오일허브 사업,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산재모병원 건립 등 주요 사업이 모두 제자리걸음이다. 조선산업 불황의 여파로 2600여명의 인구감소가 발생할 정도로 위축된 한해였다.
그 때문인지 김 시장의 2017년 예산편성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보면 주요과제 제시에 있어 2016년 시정연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 △창조경제의 기틀 마련 △사회안전망 확충 △생명력 넘치는 도시환경 △품격 있는 문화진흥 △사람 중심의 도시기반 조성 등 지난해 제시했던 올해 6대 시정방향이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창조경제 기틀 마련’이 ‘창조경제 토대를 다지고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것으로 진일보했을 뿐이다.
지난 연말 시정연설에서 제시했던 올해 과제가 대부분 해결이 안된 탓이라고만 해야 할까. 해가 바뀌었다고 시정이 완전 새로워질 수는 없겠지만 내년에도 올해와 똑같은 고민을 안고 한해를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달갑지 않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 악재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세계적 경기침체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나 국립산재모병원 건립도 안갯속이다.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FTA 개정이 이뤄진다면 울산주력산업의 하나인 자동차 산업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시민들의 저력을 끌어낼 수 있는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어젠다 없이 ‘어닝서프라이즈’가 가능할 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