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버섯

 

“밥은 먹고 다니니? 때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고 다녀, 이것아.”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해 객지생활을 시작하면서 엄마로부터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이다. 삼시 세끼 배부르게 챙겨 먹어야 된다고 생각하던 식생활의 단면이다.

요즘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건강에 최대의 적으로 알려지면서 식생활 패턴도 많이 변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체급식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하루 영양 권장량과 여섯 가지 식품군을 조화롭게 배합해 메뉴를 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제철에 나는 식자재를 건강식자재로 꼽는다.

가을이 제철인 식자재 중 으뜸은 버섯이다. 마트에 가면 언제든지 살 수 있어서 의아해 할 수 있겠지만 버섯을 자연에서 채취할 수 있는 시기는 9~10월로 가을이 제철이다.

식용 버섯 중에서 으뜸은 송이버섯이다. 식감과 향이 뛰어날뿐만 아니라 단백질, 지방, 무기질, 탄수화물과 섬유소가 많고, 비타민B2, 니아신, 에르고스테롤 등을 함유하고 있다. 또 항암작용이 뛰어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어 동맥경화,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송이, 항암작용·성인병 예방에 효과 탁월
표고, 악성빈혈 치유인자 비타민B12 함유
팽이, 두뇌발달·치매예방·피로회복 도와

문제는 송이버섯은 제철이 아니면 귀하고 비싸 먹어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하지만 송이버섯이 가진 효능과 영양소는 함량 차이는 조금 있어도 모든 버섯에 들어있거나 추가되는 성분이 있다.

양식재배로 대중화 된 버섯으로는 새송이, 양송이, 표고, 느타리, 팽이버섯이 있다. 새송이버섯은 비타민C가 없거나 매우 적지만 다른 버섯에는 거의 없는 비타민B6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요리의 감초 격인 표고버섯은 핵산계 조미료 성분인 구아닐산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식물체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악성빈혈 치유인자인 비타민B12가 함유돼 있다.

양송이버섯은 베타클루칸이 풍부한데, 이 성분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해 항암작용이 탁월하다. 단백질이 풍부해 육류나 생선과 견주어도 손색없다. 칼륨이 풍부해 고혈압을 예방하고 비타민B2, 엽산을 함유해 빈혈 예방이 된다.

팽이버섯은 셀레늄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 아이들의 두뇌발달과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에 아주 좋고,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B1이 함유돼 있다.

느타리버섯은 생김새가 마치 굴처럼 생겼다고 해서 굴버섯이라고도 부른다. 성장 발육과 기력 보강에 좋고, 니아신 성분이 있어 피부염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 윤경희 현대그린푸드 현대자동차 메뉴팀장

버섯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D는 섭취할 수 없다. 그런데 피부세포는 자외선을 받으면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식품으로는 섭취가 불가능한 비타민D를 생성한다. 버섯에 함유된 에르고스테롤도 체내에서 햇볕을 받아 비타민D로 변한다. 비타민D는 체내의 칼슘과 인을 흡수해 혈액 속에 보관해서 뼈를 튼튼하게 만든다. 이밖에도 전립선암, 자궁암, 고혈압, 심장질환 등 각종 질환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햇볕은 돈으로도 살수 없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인 셈이다.

‘봄볕에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 보낸다’는 속담이 있다. 햇볕에 있는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면 피부노화와 피부암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자외선이 봄, 여름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가을 햇볕이 제철이다. 요즘처럼 햇볕이 좋을 때 일석사조의 활기찬 생활을 실천해 보시길 권해본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적당히 운동을 즐기며 비타민D를 체내에 생성하고 다이어트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이 중에 산행은 적당한 햇살에 울긋불긋 단풍든 절경을 만끽할 수 있어 금상첨화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식은 금물이듯, 햇볕을 쬐는 것도 두 시간 정도의 야외활동이면 충분하다. 울산은 가벼운 등산을 비롯해 적당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등산이 부담스러우면 중구 태화강십리대밭, 동구 대왕암공원 둘레길 같이 걷기운동을 할 수 있는 괜찮은 곳이 많다.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의 기본은 잘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윤경희 현대그린푸드 현대자동차 메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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