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미생들이여! 너희를 믿는다

 

신입사원은 드라마 ‘미생’처럼 처음부터 만능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몇 십 년 일 해온 선배들의 눈치를 보느라 하루하루가 힘들다. 자신들의 기준으로 모든 일을 알아서 척척 수행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새내기들의 직장생활은 새로운 시작과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익혀야 한다. 업무외적으로 쏟아지는 잡무와 허드렛일도 하찮게 생각지 않고 임해야 한다. 하찮은 일에도 열정을 갖고 하나씩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새내기 직장생활은 새로운 시작
허드렛일도 열심히 배워나가야
완생 되기 위해 열정 쏟는 이들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러
타인의 말·행동에 휘둘리지말고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해야

현실 속 미생들은 어떨까. 누구 하나 제대로 일하는 법을 가르쳐주기보다 귀찮고 힘든 일은 모두 떠넘긴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 정도다. 사소한 기물 하나 정도는 손수 가져다 써도 되는데 선배들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 같다. 이것저것 가져오라는 심부름을 하다보면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선배들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어 선배들한테 혼이 날 것 같다. 그런데 이제 자기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꼭 선배들이 한 마디씩 하고 간다. “야, 신입이! 아직 이것도 못해놨어. 이제껏 출근해서 뭐한 거야?” 이때는 울화가 치밀지만 꾹꾹 참는다. 다시 일을 하려 해도 뭘 하고 있느냐는 생각에 한눈을 팔다 손을 베거나 몸을 다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면 선배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또 훈수를 둔다. “칠칠맞게 정신을 어디 두고 일하는 거야” 이런 면박을 주면 하소연 할 데는 없고 그저 한숨만 나온다. 멍하니 있으면 왠지 서러운 생각이 든다. 그러면 위로랍시고 또 한마디를 더 던져 화를 돋운다. “나도 그때는 다 그렇게 욕먹으면서 배웠어. 힘든 것 있으면 나한테 다 말해”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척하지만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싶다.

▲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최근 기업마다 어렵사리 뽑은 미생들이 몇 년 아니 몇 개월을 못 넘기고 그만 두는 경우가 잦다. 인사담당 직원들은 인력을 수급하는 일이 일과가 되었고 영업장에서는 빨리 사람을 채워주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요즘 졸업생들은 요리사 직업이 고되고 힘들다며 쉽고 편한 일을 찾아 떠나기 예사다. 설령 어렵사리 뽑아놓으면 반년도 못 버티고 나가버린다. 지난달에는 적성에 안 맞는다고 그만두고 이달에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못 다니겠다고 한다. 면접 때는 뽑아만 주면 정년퇴직까지 열심히 해서 최고 주방장이 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던 사람들이다. 몇 개월을 못버티면서 그만 두는 핑계도 갖가지다.

신입사원들이 금세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인가, 조직문화에 문제가 있어서일까? 연봉이나 복리후생 수준은 동종업계보다 좋은 편인데, 신입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선배들의 말 한마디가 그 사람들의 인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요리사의 미래비전이 없는데 굳이 요리사를 택했느냐고, 또는 자신을 위해 젊을 때 빨리 다른 직장을 구하라고 농담처럼 말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똑똑한 젊은이들이 행여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할까봐 자신과 같이 적당히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로 그룹을 만들어 피해갈 구멍을 만들어놔야 본인들의 실력이 탄로 나지 않기에 열심히 하는 직원들에게 다른 일자리를 찾으라고 하는 선배들이 있다면 얼마나 비겁한 행동인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호텔에도 완생이 되기 위해 열정을 쏟는 젊은이들이 많다. 쳐다보고 있으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정도다. 쓸데없는 말과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위해 전진할 수 있도록 잘못된 것은 따끔하게 꾸지람하고 그들과 함께 현장에서 함께하는 선배로 남고 싶다. 미생들이여! 꿈을 위해 더 열심히 뛰어보자! 난 너희들에게 힘이 되는 선배로 남고 싶고 열정을 믿고 지지한다.

● 오늘의 별미 메뉴 - 주전 전복, 배, 오이와 성게 알을 곁들인 주전 물회

◇재료: 주전 전복 1마리, 서생 배 4분의 1개, 오이 4분의 1개, 신명 산 새우 2마리, 녹차국수 1묶음(100g), 우동 맛국물 200㎖, 방어진 성게 알 30g, 실파 10g, 김가루 5g

◇만드는 법 :

●전복은 내장을 빼고 깨끗이 씻어 채 썰어 두고 산 새우는 껍질을 벗겨둔다.

●야채는 채 썰고 녹차국수는 삶아 찬물에 식혀둔다.

●우동 맛국물은 다시마, 무, 대파, 국 간장, 미림, 가다랑어 채를 넣고 만들어 둔다.

●접시에 국수를 담고 그 위에 전복, 새우, 오이, 배, 성게 알을 올리고 육수를 붓고 김 가루와 실파 다진 것을 올려 마무리한다.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