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변 사찰, 아는만큼 보인다

 

울산 주변에는 유명사찰이 꽤 있다.

산사여행은 수험생들이 긴장감을 풀고 무력감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사는 불교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쌀 한 톨, 한 방울의 물에서 지혜를 찾은 깨달음의 이야기가 숨어있다.

울산에는 관음사, 내원암, 도솔암, 동축사, 문수사, 백양사, 석남사, 신흥사, 옥천암, 월봉사, 해남사 등 11곳의 전통사찰이 있다.

이 가운데 해남사 한곳만 통도사의 울산포교당일뿐 나머지는 모두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 통도사의 말사이다.

관음사는 중구 신기16길 62(태화동)에 자리한 사찰이다. 중구 태화동 신기마을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한 뒤 동부아파트 뒤쪽으로 올라가면 관음사에 도착한다.

도심 가까이 자리해 찾아가기 쉬운
관음사·문수사·백양사·해남사부터
4대 고찰 꼽히는 석남사·내원암까지
수능 후 심란한 마음 달래기에 최적

태화동이라는 지명 유래도 이 사찰에서 나온다. 신라시대 자장 스님이 당나라에서 돌아왔을 때 이곳에 태화사라는 절을 지어 국태민안을 기원하였다. 관음사는 태화사가 전신이라고 자처하고 있다.

내원암은 울주군 온양읍 대운상대길 382 대운산에 자리하고 있다. 신라 중기 고봉 선사에 의해 창건됐다고 전해진다. 울산에서 부산 방면 14번국도를 따라 온양 상대마을 입구에 내원암 표지판이 있다. 이곳에서 승용차로 10여 분 정도 가면 내원암에 닿는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장안사를 거쳐 척판암을 지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동쪽 능선을 따라 계속 가면 내원암에 갈 수 있다. 대운산을 등지고 있는 내원암은 예로부터 영남에서 제일가는 명당이라 불렀다. 불광산이라는 산 이름도 그냥 지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석남사·문수사·운흥사와 함께 울산지역 4대 고찰의 하나로 꼽힌다.

▲ 울주군 상북면 가지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비구니 도량 석남사.

도솔암(兜率庵)은 북구 화봉동 무룡산(舞龍山) 자락에 자리해 있다. 이 절의 설립자인 김복선·김수화 두 청신녀(淸信女)는 중생교화의 서원으로 사찰을 창건한 뒤 출가하여 아일다(阿逸多)·성련(性蓮)이라는 스님으로 거듭났다.

조선 말기까지 스님들의 손에서 손으로 비밀리에 전해지던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석탑을 세워, 부처님이 상존하는 울산 북부지역의 포교도량 역할을 하고 있다.

도솔천(兜率天)은 장차 부처가 될 보살이 사는 곳이며, 석가모니도 현세에 태어나기 이전 이곳에 머물면서 수행했다는 이상향이다. 이러한 도솔천의 의미를 되새기며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중생교화와 보살의 수행처 역할을 하기 위해 창건된 사찰이다.

동축사는 동구 옥류로 93(동부동) 마골산에 있다. 동축사는 신라 진흥왕 34년(573) 인도의 아육왕이 보낸 불상 1위와 보살상 2위를 봉안하기 위해 왕명으로 창건되었다.

절 이름인 동축사는 인도가 서쪽 나라라는 의미로 서축이라고 불렀던 것에 대해 신라가 동축이라고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라 불국토 사상의 일면을 살필 수 있는 사례다. 문화재로 동축사 삼층석탑(유형문화재 제11호)이 있다.

문수사는 울주군 청량면 문수산길 514 문수산에 자리한 사찰이다. 자장 스님이 창건했다는 문수사는 원성왕 때 고승 연희와 관련된 설화와 경순왕 때 무거설화를 통해 신라 문수신앙의 성지로서 자리매김되었음을 일러 준다.

▲ 북구 연암동 무룡산에 있는 옥천암은 신라 경순왕 5년에 창건했다.

강원도 오대산과 함께 울산 문수산이 신라 문수신앙의 주요 성지였고 그 가운데 문수사의 위상이 작지 않았음을 느끼게 하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화재로 문수사 석조아미타여래좌상(유형문화재 제15호), 문수사 탱화(유형문화재 제16호)가 있다.

백양사는 중구 백양로 67(성안동) 함월산에 있다. 함월산은 크기로만 본다면 높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낮은 산이지만 예로부터 문수산·무룡산과 함께 울산을 대표하는 산이다.

백양사는 신라 경순왕 6년(932년)에 백양 선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문화재로 백양사 석조아미타삼존불좌상(유형문화재 제25호), 백양사 아미타삼존후불홍탱(유형문화재 제26호), 백양사 신중도(유형문화재 제27호), 백양사 석조부도(유형문화재 제28호)가 있다.

석남사는 울주군 상북면 석남로 557 가지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한때 그 아름다움이 영남 제일이라는 뜻에서 ‘석남사’라고도 불렸으며, 가지산의 또 다른 이름이 석안산이므로 ‘석안사’라고도 불렀다.

석남사라는 이름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석안산의 남쪽에 있어서 석남사라 했고, 도의 국사가 운문산이 자리한 호거산 남쪽에서 설법하면서 여러 돌들을 가리켰다고 해서 석남사라 했으며, 또한 교남의 사찰 가운데 으뜸이므로 석남사라 했다고도 한다. ‘교남’은 영남의 다른 이름이다. 문화재로는 울주 석남사 승탑(보물 제369호), 석남사 삼층석탑(유형문화재 제5호), 석남사 산신도(유형문화재 제33호), 석남사 독성도(유형문화재 제34호), 석남사 수조(문화재자료 제4호)가 있다.

신흥사는 북구 대안4길 280(대안동) 함월산에 있다. 신라 선덕여왕 4년(635) 3월 명랑조사가 창건할 당시에는 건흥사라 불렀다고 전한다. 명랑 조사는 문무왕 8년(668)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 당나라가 신라를 공격하려 할 때 문두루도량을 열어 국가위기 극복에 기여했고 679년에 경주에 사천왕사를 창건한 인물이다.

호국불교적 색채를 띠었던 명랑조사가 신흥사를 창건하였다는 사실은 신흥사의 창건 정신을 가늠하는 좌표가 될 수 있다. 신흥사는 울산지역에서 승군을 동원한 기록이 있는 유일한 사찰로서, 울산지역 승병활동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문화재로 대안동 신흥사 구 대웅전(문화재자료 제9호)이 있다.

옥천암은 북구 무룡로 225(연암동) 무룡산에 있다. 신라 경순왕 5년(931)에 창건한 절이다. 울산시내에서 정자 방면 시내버스를 타고가다 무룡산으로 가는 중간지점에서 내리면 옥천암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옥천암이 자리한 연암동은 고려 충렬왕 이후 백련암이라 불렀던 데서 비롯한 지명이다. 당시 이곳 바위에 성스러운 흰색의 연꽃이 피어올라 울산에 유배를 왔던 고려시대의 문신 설곡 정포(1309~1345)가 시를 남기고 그 바위 이름을 백련암이라 불렀다. 그 뒤 조선 중종 때에 이르러 8월에 한 가지에 두 송이의 연꽃이 옥정에서 우뚝 피어 꽃이 바위를 덮어 구경하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자 마을이름을 백련암이라 했다가 1914년에 연암동이 되었다.

월봉사는 동구 봉수로 55(화정동) 함월산에 자리한 사찰이다. 연무좌의 배산인 함월산에는 월봉사의 고승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한 고승이 방어진의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우연히 눈을 들어 함월산을 바라보니 바다에 있어야 할 달의 그림자가 산 위에 동그랗게 걸려 있음을 보고 길지라 여겨 분명 훗날에 대찰이 들어설 자리로 예언했다고 한다. 지금의 월봉사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월봉사는 신라 경순왕 4년(930)에 전국 승려들에게 계율을 가르치고 법도를 시행하였던 성도율사에 의해 창건됐다고 한다.

해남사는 중구 기상대길 13(북정동)에 자리한 통도사 울산포교당이다. 1936년 통도사의 구하 천보(1872~1965) 스님이 포교당으로 창건했다. 해남사가 위치한 북정동은 북쪽에 정자림이 있는 곳이라 하여 1810년 이래 붙여진 마을 이름이다.

북정동에는 조선시대에 울산도호부의 동헌을 비롯해 대부분의 관아가 자리했던 곳이어서 울산지역 행정 중심지였다. 문화재로 해남사 신중도(문화재자료 제21호)가 있다. 참고 ‘울산관광’ 홈페이지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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