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강양어촌 활어직판장...5년째 방치된 시설 리모델링

레지던스 공간 등 활용 모색

▲ 울산 울주군 온산읍 강양마을 어귀에 세워진 활어구이 직판장 건물. 내년 여름께 이 부지 일원에는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수년 째 방치됐던 바닷가 활어회센터 건물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뀔 전망이다. 애물단지 건축물이 어촌의 문화관광재생사업을 이끌어가게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논의가 진행되는 곳은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강양리 136번지 ‘강양어촌계 활어구이 직판장’ 건물이다. 2층 규모의 이 회센터는 강양마을 주민회와 어촌계가 공동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사업비는 인근 원전 설립에 따른 어업권 피해 보상비 4억원이었다. 회센터는 마을공동소유 부지의 소나무 군락을 베어낸 뒤 그 자리에 지어졌다. 하지만 2012년 완공된 이 건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송림을 제거하다보니 회센터가 논 한가운데 세워지는 결과를 낳은데다 인근 강양회단지와도 멀리 떨어진 탓에 회센터 조성을 요구한 주민들조차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사업성을 고려해 입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5년째 개점휴업 상태였던 이 건물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된 건 공동소유주였던 고(故) 박모 전 이장으로부터 박경옥·기성 남매가 이를 물려받으며 시작됐다.

남매는 모두 강양마을 출신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울산시 남구 신정동 일원에서 민간전시공간인 홍강갤러리와 연기지도 및 공연제작을 주로하는 홍강예술원을 각각 운영해 왔다.

이들은 지난해 부친의 유고 이후 대지 3480㎡(1050여평), 연면적 528㎡(160여평)의 해당 건축물의 재활용안에 대해 주민회 및 어촌계와 수차례 논의했다. 그 결과 5년 간 비어있던 기존 건축물의 안전도를 점검한 뒤 해당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게됐다. 이 과정에서 마을공동의 부지소유권도 ‘버려진 회센터를 개조해 사람들의 발길을 유도하는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조건부’로 이들에게 이전하는 절차까지 마무리됐다.

이들은 “작품 전시를 주로 하는 전시공간을 주축으로, 작가들을 입주시킬 레지던스 공간, 소규모 공연무대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그 이전에 회센터를 건립하며 없앴던 숲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식목행사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작업은 해당 건물의 안전도검사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비워져 있던 기간이 너무 길어 건축물의 안전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안전도 검사 결과에 따라 리모델링 혹은 신축건립 중에서 양자택일 할 예정이다.

김윤철 강양리 어촌계장은 “강양마을은 해돋이와 명선교 등 전국 최고의 자연경관을 갖추고있어 문화공간까지 더해지면 새로운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주민공감대를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회원들 역시 “문화공간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나 마을발전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이 사업을 지켜보고 있다”며 “실패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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