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대기오염 측정망을 도시특성에 맞게 재배치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울산에는 현재 지자체 측정망 19개소와 국가 측정망 2개소 등 21개소의 대기오염 측정망이 있다. 지자체 측정망은 도시대기 측정망 14개소, 도로변 대기 측정망 1개소, 대기중 금속 측정망 4개소가 있다.

울산의 대기오염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기회가 있긴 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은 최선의 방지책을 펼쳤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울산의 환경정책은 태화강 미관개선과 수질관리에 치중한 인상이 짙었다.

또 측정망 설치가 오래된 데다 그 위치도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측정망 중 20년 이상 9개, 30년 이상이 5개라니 대기 오염도를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기존 측정망 설치 이후 주변 여건변화, 인근 도로나 건물 등에 의한 영향도 크든 적든 바뀌었을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 와중에 혁신도시가 건설되는 등 울산의 도시환경은 큰 변화를 가져왔다. 혁신도시가 들어서면 도시환경에 따른 대기질 변화를 수반한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모를 리 없다. 특히 대기질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도시 품격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의 민선 6기 울산시정 목표도 ‘품격 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이다. 그런데도 대기오염 측정망 하나를 세우는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울산시는 지난 2013년 1월 울주군보건소 옥상에 설치한 ‘삼남면 대기오염 측정망’의 본격 운영에 나섰다. 이에 따라 울산의 대기오염 측정망은 14개소로 확대됐다. 시는 당시 내년(2014년) 중 혁신도시에도 대기오염 측정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만 4년을 채우도록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우정혁신도시 내 ‘대기오염 자동측정소’의 추가 설치를 재천명했다. 설치 지점은 약사고등학교로 선정됐다.

측정망 추가설치 방침은 대기오염도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면에서 환영할만하다. 대기오염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당연한 조치이기도 하다. 현재 설치된 시료 채취구의 높이 및 방향이 적정한 것인지 면밀하게 재점검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측정망 설치를 미루거나 얼토당토않는 장소에 설치한다면 주변 특정기업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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