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지원·공효진 출연
워킹맘·다문화 가정 등
한국사회 문제점 짚어

▲ 아이의 보모가 아이와 함께 실종된 뒤 이들을 찾아 홀로 헤매는 싱글맘의 피 말리는 5일간의 여정을 그린 영화 ‘미씽: 사라진 여인’

‘미씽: 사라진 여인’은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을 깊이 파고든 영화다. 워킹맘도 쉽지 않은데 누구한테 의지할 데 없는 ‘워킹 싱글맘’이라면 그 삶은 더욱 팍팍할 것이다.

이 영화 속에는 두 여성이 등장한다. 남편과 이혼 후 아이의 양육과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이자 싱글맘 지선(엄지원), 그리고 그런 지선을 대신해 아이를 친자식처럼 돌보다 아이와 함께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

어느 날 갑자기 한매가 아이와 함께 실종된 뒤 이들을 찾아 홀로 헤매는 지선의 피 말리고 살 떨리는 5일간의 여정이 영화의 큰 줄기다. 큰 줄기를 걷어내고 나면 영화는 한국사회의 난맥상을 보여준다. 워킹맘 문제뿐만 아니라 해체되기 쉬운 다문화 가정, 무능한 경찰, 외국인 범죄, 장기밀매, 의료제도, 복지문제까지 온갖 문제들이 응축돼있다. 그래서 ‘계획적으로 실종된’ 한매의 사연을 알게 되면 더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서늘해진다. 부지불식간에 ‘내 자식만을 위해’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았는지도 돌아보게 한다.

영화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것은 두 여배우다.엄지원은 극 중반까지 혼자 이끌어가다시피 한다. 드라마 외주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지선 역을 맡은 엄지원은 매일 밤 파김치가 돼 퇴근하지만, 아이의 실종을 알고 나서부터는 초능력 같은 용기를 발휘한다.

미스터리한 보모의 사연이 서서히 드러나면서부터는 공효진의 연기가 진가를 발휘한다. 극 중 한국말이 서툰 중국인으로 나오는 공효진 역시 절절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오는 30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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