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에서 23일 강동해안정비사업 기본계획 용역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보고에 따르면 울산시는 2027년까지 강동해안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 사업계획에 들어가는 지역은 북구 정자동 정자항(북방파제)~경주시계까지 연장 4.5㎞, 폭 5~50m의 강동해안이다. ‘Promenade Gangdong(산책로 강동)’이 개발콘셉트라고 한다. 정자항의 멋과 맛이 있는 산책로, 신규 상권과 통합한 강동의 변화와 미래가 있는 산책로, 취락지구와 연계된 강동의 고유한 정취가 있는 산책로, 자연경관을 그대로 보존하는 강동의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산책로 등 4구간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친수공간을 산책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 얼마나 주효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문제는 이미 상당부분 친수공간이 상업시설로 채워져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울산시의 해안정비계획 수립이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강동지역의 해양복합관광 휴양도시 개발은 이미 10여년전에 시작됐다. 롯데가 리조트조성을 시작한 것이 2007년 2월이다. 37% 공사가 진행된 2009년 불경기를 이유로 잠정중단했다가 6년만인 지난해 5월 롯데는 울산시와 ‘강동리조트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공사재개를 선언했다. 비록 또다시 리조트공사가 중단되기는 했으나 이 때부터 공동주택과 상가 등이 들어서면서 도시화와 함께 상주인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안정비사업이 진작에 이뤄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울산은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다. 그러나 바다를 관광이나 휴양에 활용하는데는 매우 소극적이다. 공업도시로 급성장하면서 대부분의 해안을 공단을 내준데다 그나마 남아 있는 해안공간도 방치해왔다. 우리나라 육지해안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간절곶도 제대로 가치를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아름다운 몽돌해변을 갖고 있는 강동지역도 이미 난개발로 매력을 많이 상실해버렸다. 우리나라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빼어난 경관을 지닌 대왕암공원도 연수원 이전과 관련한 해묵은 논쟁으로 해변공간을 전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의 해운대와 광안리, 송정 등지가 관광지로, 첨단주거도시로 급격하게 발전해가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강이나 바다 등 수변공간은 도시의 매우 중요한 공공자산이다. 도시의 경쟁력이 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도시들도 수변공간의 개발은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땅과 바다(강)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개방성이 큰 공간으로서 레크리에이션, 환경오염 저감, 정서함양, 생산, 경관형성, 해상교통 등의 육지 내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울산도 강동 뿐 아니라 부산과 경주시계에 이르기까지 전체 해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울산의 바다는 부산과는 또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가 보면 각각의 특징이 매우 뚜렷하다. 거친 동해와 포근한 남해의 매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각각의 장점을 살려 해양관광자원에 대한 종합적인 활용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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