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형문화유산 전수조사 시작

▲ 울산광역시무형문화재 제2호 별신굿.

내년은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이자 울산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울산 민속의 해’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울산시는 지난 4월부터 8개월 간 우리 도시의 역사문화 정체성을 다지는 취지에서 울산지역 무형문화유산을 재조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향후 무형문화재 지정 과정에 활용할 기초자료를 확보하자는 차원이었고, 가치있는 무형유산을 문화재로 지정해 이를 제대로 전승·발전시키는데 최종 목적이 있다. 이에 그 동안의 연구진행 과정과 결과물을 총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범주
2개에서 7개 범주로 확대
울산시, 지난 4월부터 8개월간
7개 영역 152개 종목 대상으로
기초자료 발굴·수집·정리 등
지역 무형문화유산 현황 조사

무형문화유산은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되어 온 음악·무용·연극·공예기술·놀이 등 형체가 없는(無形) 문화적 유산을 말한다. 이러한 무형문화유산 가운데 역사성·예술성·학술성이 있는 대상 중 보존가치가 높은 것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선정하여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후대까지 전승될 수 있도록 보존·관리를 한다.

울산광역시에는 장도장·일산동 당제(별신굿)·모필장·울산 옹기장·전각장 등 5개 종목이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타 지역에 비해 지정 종목이 극히 적은 실정으로 더 많은 무형문화유산을 발굴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때마침 문화재청에서 세계무형문화유산 협약에 따라 확대되는 무형문화재 범주를 2개 분야에서 7개 분야로 확대하는 재분류 작업이 진행됐다. 지정 기준을 정비하기 위해 2016년 3월28일에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약칭 무형문화재법)’까지 시행됐다.

▲ 울산광역시무형문화재 제1호 장도장.

따라서 기존 전통적 공연·예술, 공예·미술 등에 관한 전통기술 등 2개 분야에서 한의약·농경·어로 등에 관한 전통지식, 구전전통 및 표현, 의식주 등 전통적 생활관습, 민간신앙 등 사회적 의식, 전통적 놀이·축제 및 기예·무예 등 5개 범주가 추가되어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는 분야를 확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러한 상황에 맞추어 울산광역시에서는 지역의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육성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무형문화유산 전수조사’사업을 지난 4월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 전국 최초의 무형문화재 전수조사 사업이었다.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 울산광역시무형문화재 제4호 옹기장.

첫째, 조사 분야는 새롭게 시행된 무형문화재법에 맞춰 7개 영역을 기준으로 152종 종목을 대상으로 삼았다. 둘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승 가치가 높고 보존의 필요성이 요구되어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이 가능한 항목을 ‘주요무형문화유산’, 전승 가치는 있지만 보존상 보완이 요구되어 보완하면 무형문화재 신청이 가능한 항목을 ‘상세무형문화유산’, 그 밖에 현재 확인은 되고 있지만 원형이 불명확하고 세밀한 검증이 요구되어 무형문화재 기준에 미흡한 항목을 ‘목록무형문화유산’으로 분류하기로 하였다. 마지막으로 셋째, 조사의 원칙은 무형문화유산의 현황 파악에 중점을 두고, 객관적 조사를 위해 채록(필기, 사진, 비디오, 녹음 등)도 병행하여 무형문화재 기준에 맞게 조사하였다.

이와함께 조사대상 선정의 기준도 설정해야 했다.

첫째는 비교적 오래된 것 중에서 반드시 전승된 기능·예능·지식·관습이어야 하고 둘째는 전승이 비교적 온전해야하며 심하게 변질되어서는 안되는 조건을 달았다. 셋째는 지금도 이를 실현시키면서 전승까지 시킬 수 있어야 한고, 넷째는 향토적 특색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다섯째는 일정한 형식과 내용을 갖추고 비교적 정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여섯째는 창조·복원하거나 문헌을 근거로 재현한 것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 울산광역시무형문화재 제5호 전각장.

이번 ‘무형문화유산 전수조사’는 말 그대로 무형문화유산의 기초적인 전체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즉 유형문화재 조사와 비교한다면 본격적인 심층적 조사에 앞서 대상지역의 지상에 나타나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지표조사에 해당해 지역의 무형문화유산의 기초자료를 발굴·수집하고 정리하는 것을 주된 목표였다.

이렇게 기획된 무형문화유산 전수조사는 울산에 숨겨진 무형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지역 문화유산의 뿌리를 찾는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이희진 울산시 문화예술과 학예연구사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