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액 47억 달러...전년대비 5.4% 줄어들어
10년만에 최저수준 전망...저유가·주력업종 부진 탓
2017년도 개선기미 안보여

 

우리나라의 수출을 견인해 온 산업수도 울산의 수출실적이 부진을 거듭하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계속되는 저유가 기조속에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에다 장기파업 및 구조조정 등의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 자동차, 조선, 정유·석유화학 3대 주력업종의 수출이 동시에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수출액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래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3일 울산세관이 발표한 10월 울산지역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수출액은 47억5400만달러로 전년대비 5.4% 감소했다. 이는 전달인 9월보다도 2.2% 줄어든 수준이다. 울산지역 수출은 지난 8월 18개월만에 반짝 증가세를 보인 뒤 9월과 10월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수출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해 10월까지 울산의 누적 수출액은 522억8400만달러로 작년 동기(624억2100만달러) 대비 16.2%나 크게 감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620억~650억달러선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08억달러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또한 최초로 1000억달러 시대를 연 2011년 1014억달러와 비교하면 40% 가량 급감한 수치다.

 

울산의 연간 수출실적은 2011년 이후 900억달러대를 계속 유지해오다 지난해 큰 폭으로 떨어진 뒤 올해는 더 추락하고 있다.

울산의 이같은 수출부진은 3대 주력업종이 동시에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0월까지 품목별 누계 실적을 보면 자동차 110억8600만달러(­25.0%), 유류(정유) 112억7900만달러(­24.3%), 선박 79억900만달러(­19.1%), 화학제품 100억6600만달러(­4.6%) 등으로 3대 주력업종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자동차 업종은 올들어 장기파업과 태풍 피해 여파로 해외 현지 생산이 증가하면서 수출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정유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으로, 조선업은 글로벌 업황불황에 구조조정 등으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부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데 있다.

울산세관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신흥국 경기침체 지속, 조선업계 구조조정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나마 국제유가가 조금씩 오름세를 보인다는 점이 위안거리”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수출이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동시에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 기조도 심화되고 있다. 올해 1~10월 누계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522억8000만달러와 339억5000만달러로, 누계 무역수지는 183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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