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시민참여워크숍’을 갖겠다고 한다. 중장기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맡은 울산발전연구원은 이번 워크숍 참여자를 100명으로 정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모집을 한다고 24일 밝혔다. 워크숍의 계획안이 형식적이지 않고 어느 때보다 진정성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중장기계획수립에 시민의견 수렴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적은 거의 없다. 다만 몇명으로 구성된 위원회 또는 시민공청회 등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에 시도하는 ‘시민참여워크숍’에서는 참여를 신청한 100명의 시민들과 10여명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조력자)가 몇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원탁토론을 펼치게 된다. 참신성이 돋보이는 최초의 시도다. 잘만 운용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발전연구원의 의도대로 “시민의 지혜와 아이디어를 울산의 미래 20년을 준비하는 중장기계획에 담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말이다.

문제는 뜻 있는 시민들의 참여여부다. 이 워크숍의 성패는 창의적 사고를 지닌 각계 각층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에 달려 있다. 참여율이 저조해도 목적달성이 어렵지만, 자칫 아무런 아이디어도 없이 참여해 주최측의 의도에 따라 부화뇌동(附和雷同)해도 그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사전설명회를 통해 참석자들을 교육하겠다고는 하지만 무작위 선착순 모집이라는 것이 갖는 한계성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로운 참여를 허용하되 미리 분야를 정해서 지원을 받는 등의 최소한의 거름장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내년은 울산시가 광역시로 승격한 지 20주년이다. 지난 20년간 울산은 고속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특정공업지구 지정 후 30여년간 일구어낸 경제성장의 열매를 환경과 복지, 문화, 교육 등으로 확장시키면서 정주여건을 향상시킨 의미 있는 시기였다. 그런데 앞날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조선·석유화학·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성장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는데다 신성장동력 구축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제위축이 다른 분야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질적 성숙은커녕 뒷걸음질이 발생할 우려도 없지 않다.

저성장시대에 도시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시민들의 지혜를 모으는 울산중장기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시민참여워크숍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계 각층의 창의적 사고를 가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울산의 20년을 이끌 참신한 의제가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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