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혁신도시는 형식적으로 이미 준공됐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준공 신청을 지난 8월 허가했다. 하지만 하자보수가 완료되지 않아 울산시와 중구청이 시설물 인수를 하지 않고 있다. 시설물 인수를 위해 울산시와 중구청이 시설물 점검을 실시한 결과 297건의 하자를 발견했다. 개선을 요청했고 그에 따른 보완이 진행 중에 있다. 현재 269건이 완료됐고 28건은 보완진행 중이다. 예정대로라면 보완공사가 마무리되는 연말쯤엔 시설물을 인수할 수 있었다. 그런데 태풍 차바로 인해 예정대로 인수하기는 어렵게 됐다. 태화·우정시장의 물폭탄의 원인이 혁신도시 저류지에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23일 LH 관계자를 만나 “공공시설물의 완벽한 보완과 차바 피해의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설물 인수가 어렵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시장이 이 처럼 명확하게 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적절하고도 당연한 조치다. 현재 LH와 중구청은 혁신도시에 설치된 저류지가 태화·우정시장의 물폭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용역기관도 선정하지 못한 단계다. 용역결과가 나오려면 적어도 3~4개월은 걸린다. 시설물 이관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준공은 용역결과가 나온 뒤, 그 결과에 따라 완벽하게 보완을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시민들의 수긍을 얻어내고 난 뒤에 해야 한다.

LH는 혁신도시의 저류지 시설에 대해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줄 의무가 있다. 함월산에 혁신도시를 조성하기 이전에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규모 수해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그 원인을 혁신도시 조성에서 찾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혁신도시에서 쏟아진 빗물이 태화·우정동으로 흘러들어온 것은 엄연한 사실인데다 저류지가 충분한 기능을 해서 유속을 조절할 수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울산지역의 전문가는 저류지가 제기능을 못했을 뿐 아니라 LH가 고의적으로 규모를 줄인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도 필요하다.

이번 수해피해가 아니더라도 혁신도시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도로와 주차장 등 도시기반시설이 기대치에 턱없이 못미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약 저류지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 수해피해가 반복될 것이란 불안감까지 겹쳤다. LH는 물론이고 국토부는 주민들의 불안과 불신 해소에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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