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39·남) 씨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저녁은 밥 대신 샐러드를 먹는다. 하지만 매일 양상추나 오이, 양배추를 일일이 씻고 손질해 샐러드를 만드는 일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A 씨는 "다행히 집 근처 마트나 카페, 베이커리에서 미리 손질해 놓은 포장 샐러드를 살 수 있다"며 "퇴근길에 이 샐러드를 사서 들어오면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A 씨처럼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샐러드는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그런데 이렇게 미리 잘라놓은 샐러드가 식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대 연구진은 샐러드 재료인 채소의 잎이 잘린 부위에서 나온 즙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 중 하나인 살모넬라의 증식을 촉진한다고 국제학술지 '응용환경미생물학'(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 18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잘라놓은 샐러드에서 나온 즙을 살모넬라의 배양액에 농도별로 섞어주자 살모넬라는 더 잘 자랐다. 심지어 샐러드 즙을 섞은 뒤 냉장고에 5일간 보관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샐러드 즙이 5% 섞인 곳에는 즙이 없는 곳에 비해 살모넬라균이 100배 정도 많았고, 집이 20% 섞인 곳에서는 균이 천 배가량 더 증식했다.

이 밖에 샐러드 즙은 잎에 미생물이 잘 붙어 자랄 수 있게 돕는 바이오필름의 생성을 촉진했고, 살모넬라의 운동량도 2배 이상 높였다. 또 살모넬라는 특히 시금치즙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살모넬라 외에 다른 미생물은 이런 특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최근 기내식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미리 잘라놓은 샐러드를 많이 쓰는데, 여기 있는 살모넬라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며 "우리는 이런 포장 샐러드에 들어있는 균의 잠재적인 위험을 밝히고,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 샐러드 잎에 있는 세균을 배양한 모습. [University of Leicester 제공=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