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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정명숙칼럼
[정명숙칼럼]민심으로 새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국정농단의 처음과 끝은 대통령이다
선택을 잘못한 책임 스스로 통감하며
국민의 힘으로 역사의 후퇴를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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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8  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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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숙 논설실장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탄핵은 박 대통령이 열어놓은 유일한 출구다. 국민들이 촛불로 밝혀준 2선 후퇴와 자진사퇴의 길을 마다했다. 전직 국회의장과 원로급 인사들도 27일 ‘거국총리를 선임하며 하야를 선언하고 내년 4월까지 퇴진하라’는 요구를 했으나 대통령은 아직 하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길고 지루한 싸움을 통해 새로운 길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190만 촛불’을 보고도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국민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11월4일 대국민담화)이라는 인식에서 한치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의 사고(思考)는 영애의 신분으로, 또 어머니를 대신한 퍼스트레이디의 신분으로 살았던, 그 청와대 시절에서 멈춰선 모양이다. 군사독재시대의 리더십을 유일한 원칙으로 알고 있는 그를, 우리가 뽑은 것이다. 우리 선택의 잘못을 자책함으로써 대통령에게 면책을 주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늘의 사태를 역사의 교훈으로 삼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현실 직시와 정확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하는 말이다. 대선주자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나라 걱정은 안 한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의 유불리만 계산하고 있다. 결국 그를 선택했던 국민의 힘으로 역사의 후퇴를 막아야 한다. 우리에겐 군사독재정권을 종식시킨 위대한 민심이 있다. 민심이 역사다.

이번 사태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있다. 누구는 후진적 국가 시스템이 문제라고 한다. 국가 시스템 개선이 장기적 대안은 될 수 있다. 하지만 국가 시스템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라 할 수는 없다. 대통령의 무능이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다. 강력한 대통령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은 북극성과 같다. 북극성이 제자리에서 제 빛을 발하지 못해서 빚어진 일이다. 모든 별들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기 마련이다. 국가 시스템의 문제는 별도의 테이블에 올려 놓아야 할 많은 논제 중의 하나일 뿐이다. 지금은 박 대통령의 잘못을 분명히 밝혀야 할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결과에 따라 예외 없이 사법처리도 해야 한다. 원인을 국가 시스템에 돌림으로써 문제의 핵심을 흐려서는 안 된다.

또 누구는 주변 참모들과 사정기관, 관료 집단이 모두 엉망이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엉망인 집단을 만든 사람이 박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자는 ‘군자(君子)는 주이불비(周而不比), 소인(小人)은 비이부주(比而不周)’라 했다. 군자는 두루 원만하며 편파되지 않는다. 반면 소인은 편당(偏黨)하고 두루 어울리지 않는다. 박 대통령이 이해관계나 감정에 얽혀 공평한 교제를 못하는 소인이었기 때문에 주변에 소인배만 몰린 것이다. 검찰에 불려간 측근들이 한결같이 대통령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털어놓고 있는 것 또한 그 방증이다. 박대통령을 비롯한 소인들의 비이부주가 국정 농단과 국가 마비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28일 늦은 시각 ‘친박’ 핵심 중진들이 “명예퇴진을 직접 건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헛웃음이 난다. “필요하다면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 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전 국민 앞에서 버젓이 거짓말을 한 대통령에게 ‘명예’라는 말이 가당키나 한가. 전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박대통령이 혹여 친박들의 ‘직접 건의’를 받아들인다면 그것 또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친박’ 국회의원들이 할 일은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뽑아준 민의를 받들어 스스로의 잘못을 사죄해야 할 때다.

정명숙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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