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호 건축그룹S&S건축사사무소 대표 본보 14기 독자위원

소중했던 친구를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만나게 됐다.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중 친구는 타지에서 부모님 집을 지으며 겪는 어려움에 대해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달랑 도면 5~6장으로 시작된 공사가 의견 충돌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당연해 보였으나 그저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종합건설 등 제도가 잘 정비된 대형 건축공사와 달리 아직도 중소규모의 건축공사에서는 계약이 분명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종종 목격된다. 이에 필자는 건축사로서의 설계경험과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집 짓기 방법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좋은 땅을 구입해야 한다. 계약 전 법규분석을 일상적 업무로 해 줄 수 있는 건축사는 많지 않겠지만 잘못된 정보로 자신과 맞지 않는 대지를 구입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기에 최대한 지역의 많은 건축사들을 활용했으면 한다. 적정 대가를 치르더라도 사전에 자신이 원하는 건축이 가능한지 문의, 확신을 가지고 토지구입에 나서면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좋은 설계이다.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꿈꾸는 만큼 그 집에는 다양한 소망이 담겨 있을 것이고, 이는 곧 ‘나와 가족’ 그리고 그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공간이어야 한다. 안락하고 쾌적하며 자연재해와 외부요인으로부터 안전한 공간, 친환경적이고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는 공간,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고 삶의 아름다움을 설계에 담아 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을 살펴보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 활동이 왕성한 아이,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 그들을 위해 ‘계단 아래 책장’ ‘매립된 스피커’ ‘실내외 놀이공간의 연계’ 등 각각의 아이들이 꿈을 키워가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에게 꼭 맞는 주택을 구현해 낼 수 있을까? 설계는 각종 도면과 투시도·모형 등으로 집을 미리 지어보는 과정이다. 오랜 시간 동안 건축사들은 건축주의 행복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해왔고, 그 결과로 최근에는 각종 3D 투시도들을 통해서 건축물의 형태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고, 각 공간 요소요소를 3D로 직접 살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VR 등 애니메이션을 통해 미리 집안 내부를 거닐어 볼 수도 있다.

세 번째로는 좋은 시공사 선정하기다. 건축사의 도움을 받아 정확히 정리된 설계도서와 함께 각종 자재와 재료를 확정, 각종 수량 산출서를 통해 정확히 정리한 후 시공사들의 견적을 받아본다면 보다 정직하면서도 시공능력이 훌륭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공사 선정 후에는 그냥 믿고 맡기는게 좋다. 집을 짓고 나면 늙는다는 말이 있는데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충분한 준비가 됐다면 계약서와 감리제도를 믿고 시공과정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지켜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렇듯 좋은 과정을 통한 좋은 집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서영호 건축그룹S&S건축사사무소 대표 본보 14기 독자위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