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추진할 방침이며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의 방북이 좋은 결과를 가져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7일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국무부 회의실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기자회견을 갖고 잭 프리처드 미국 대북 협상 특사가 지난 20일 뉴욕에서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나 의견을 충분히 교환했으며 미국의 대화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미 협상의 실무 책임자인 박-프리처드 회동은 지난 13일에 이어 이달 들어 두번째로 지난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묶어 악의 축으로 규정한 후 단절된 뉴욕 채널이 일주일만에 두 번이나 가동된 것은 양측이 최근의 날카로운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서로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다음주로 예정된 임 특보의 방북에 대해 북한이 이번 대화에 나서기로 결정해 기쁘다고 말하고 회담 결과에 대한 예상은 삼간 채 좋은 것이 나오기를 희망할 뿐이라며 남북 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한미 양국의 협의는 훌륭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해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가졌음을 강력히 시사했으나 박-프리처드 회담은 그전에 열렸기 때문에 임 특보의 방북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수출 증거를 밝히기를 거부한 채 미사일 수출 선박이 적발될 경우 나포한 후 해당 장비를 압류하고 귀항시키거나 격침시키는 방안은 모두 미국이 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하는 등 대북 강경 자세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최근 논란을 불러 일으킨 미국의 핵태세보고서(NPR)에 대해서도 클린턴 행정부의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 당시 만들어졌으므로 새로울 게 없다고 주장하고 강력한 한국군과 미군 3만7천명만으로도 억지력은 충분하지만 모든 대안을 검토하는 게 한국 국방부나 미국 국방부 모두 신중한 군사 계획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부시 행정부가 취한 북한의 기본합의 등 이행에 대한 확인 유보 조치는 북한이 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게 아니라 이행하고 있다고 인증할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4자 회담에 대해 열의가 별로 없다고 말하고 서울과 평양의 직접 협상이 우선이고 한·미·일 3국 간 공조가 제2선이며 4자 회담은 그 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미티지 부장관은 최근 한국 정치의 민주화가 크게 진전됐으며 한국의 대선 후보를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미국은 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든 한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