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부장관은 국무부 회의실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기자회견을 갖고 잭 프리처드 미국 대북 협상 특사가 지난 20일 뉴욕에서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나 의견을 충분히 교환했으며 미국의 대화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미 협상의 실무 책임자인 박-프리처드 회동은 지난 13일에 이어 이달 들어 두번째로 지난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묶어 악의 축으로 규정한 후 단절된 뉴욕 채널이 일주일만에 두 번이나 가동된 것은 양측이 최근의 날카로운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서로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다음주로 예정된 임 특보의 방북에 대해 북한이 이번 대화에 나서기로 결정해 기쁘다고 말하고 회담 결과에 대한 예상은 삼간 채 좋은 것이 나오기를 희망할 뿐이라며 남북 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한미 양국의 협의는 훌륭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해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가졌음을 강력히 시사했으나 박-프리처드 회담은 그전에 열렸기 때문에 임 특보의 방북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수출 증거를 밝히기를 거부한 채 미사일 수출 선박이 적발될 경우 나포한 후 해당 장비를 압류하고 귀항시키거나 격침시키는 방안은 모두 미국이 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하는 등 대북 강경 자세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최근 논란을 불러 일으킨 미국의 핵태세보고서(NPR)에 대해서도 클린턴 행정부의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 당시 만들어졌으므로 새로울 게 없다고 주장하고 강력한 한국군과 미군 3만7천명만으로도 억지력은 충분하지만 모든 대안을 검토하는 게 한국 국방부나 미국 국방부 모두 신중한 군사 계획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부시 행정부가 취한 북한의 기본합의 등 이행에 대한 확인 유보 조치는 북한이 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게 아니라 이행하고 있다고 인증할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4자 회담에 대해 열의가 별로 없다고 말하고 서울과 평양의 직접 협상이 우선이고 한·미·일 3국 간 공조가 제2선이며 4자 회담은 그 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미티지 부장관은 최근 한국 정치의 민주화가 크게 진전됐으며 한국의 대선 후보를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미국은 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든 한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