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부문은 오히려 감소

대우조선해양 24%나 줄여

국내 30대 그룹의 연구개발(R&D) 지출이 전년수준에 머무르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30대 그룹 절반이 연구개발비를 줄인 가운데 특히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두산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제조업 부분의 R&D가 큰 폭으로 줄었다.

30일 기업경영성과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154개 계열사의 3분기까지 R&D 비용은 총 27조1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49억원(1.9%) 증가한 수준이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영그룹을 제외한 29대 그룹 가운데 13개 그룹의 R&D 비용이 감소했다. 4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이 유일하게 R&D비용을 줄였고, 10대그룹 중에서는 절반이 비용을 축소했다.

R&D비용 감소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우조선조선해양이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3분기 말 595억원이던 R&D지출액이 올해 3분기에는 452억원으로 24.3%(143억원) 줄었다. 2위와 3위는 두산그룹과 대림그룹이 차지했다. 두산은 지난 1년간 R&D비용이 18.9%(1830억원), 대림은 15.2%(99억원) 각각 감소했다. 이어 현대중공업(-15.1%), KT&G(-9.2%), 포스코(-9.0%), 대우건설(-6.6%), 한화(-6.2%) 등의 순으로 R&D비용 감소폭이 컸다.

반면 R&D비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그룹이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3분기 19억원이던 R&D비용이 올해는 54억원으로 178.9% 급증했다. 이어 현대백화점(89.6%)과 롯데그룹(30.4%)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CJ(30.0%), 금호아시아나(18.9%), 신세계(17.8%), 현대자동차(14.8%), 영풍(12.3%), 하림(12.1%)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가폭으론 현대자동차 그룹이 지난해 3조592억원에서 올해 3조5121억원으로 4529억원을 늘려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2942억원 증가한 LG그룹, 3위는 404억원 늘어난 SK그룹이 차지했다. 이어 SK하이닉스(1조3621억원), 삼성디스플레이(1조3402억원), 기아자동차(1조1932억원) 순이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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