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가속기 설계·해석에 발판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 게재

▲ UNIST 정모세 교수가 수평-수직 운동 결합을 설명하고 있다. 벽면에는 입자 가속기의역사를 설명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자연과학부 정모세 교수팀이 차세대 가속기로 불리는 ‘고강도 가속기’ 설계와 해석에 사용될 새로운 빔 물리 이론을 발표했다. 가속기로 핵폐기물을 처리하거나 핵융합 소재를 연구하는 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고강도 가속기는 기존의 가속기보다 출력이나 전류의 세기를 높여서 운전하는 가속기다. 가속기의 강력한 빔을 이용하면 핵폐기물의 반감기를 줄이거나, 핵융합로에 쓰이는 강한 재료를 개발할 수 있다.

가속기에서는 같은 전기를 띠는 입자들을 모아 한꺼번에 가속한다. 이때 빔 전류가 높아지면 반발력이 커져 전체 빔의 궤적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를 ‘공간전하 효과’라고 부르는데, 1959년 러시아 물리학자 2명이 이를 고려한 이론을 제시했다. 하지만 기존 이론에서는 하전입자들이 수평이나 수직 방향으로 결합돼서 움직이는 현상이 빠져 있었다. 이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고강도 가속기를 설계하고 개발하기 어려웠다.

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빔 물리 이론은 수평과 수직 방향으로 운동하는 하전입자들의 결합 현상까지 고려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이 이론은 차세대 고강도 가속기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고, 가속기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이론이 핵융합 재료 연구, 핵폐기물 처리, 우주의 기원 탐구 등에 가속기를 활용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에 게재됐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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