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민속박물관 특별전
지역 토박이 구술 토대로전통 혼례상 그대로 재현
3일 개막…학술세미나도

▲ 늠름한 신랑

울산지역 옛날 어르신들의 전통혼례식 현장을 엿볼 수 있는 특별전이 마련된다.

울주민속박물관(관장 노진달)은 2일부터 2017년 7월30일까지 특별전 ‘울주 어르신들의 장가가고 시집가던 이야기’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울주군 12개 읍·면을 대상으로 한 현지학술조사 사업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특별전에서는 현재 행해지는 결혼식이나 각종 예서(禮書)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혼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 울주지역 토박이 어르신들로부터 들은 구술(口述) 자료에만 의존해 도록 원고를 작성했고, 그에 기초한 전시를 구성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당시의 혼례가 지닌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재인식하고, 혼례를 통한 당시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 수줍은 신부

전시에는 어르신들로부터 받은 혼례사진, 혼례복, 혼서지 등이 선보여진다. 혼례복의 경우 훼손이 심해 따로 복원 처리했다. 또 고증을 통해 울주군 혼례식 장면을 재현한 토우 인형도 제작했다.

도록은 울주지역 어르신들의 혼례 이야기 중 학술적 의미와 의의가 큰 내용들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울주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일제강점기를 경험하고, 해방기 혼란을 지나 한국전쟁을 치른 시대를 사셨던 70~90대 어르신들을 만나 뵈었다. 이들의 혼례담에는 대개 가난과 슬픔이 배어있다. 하지만 궁핍과 곤경 속에서도 인륜지대사를 대하는 진실된 태도와 이를 통해 삶을 온전하게 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신랑·신부 기념촬영 준비

또 그는 “이번 전시는 ‘일가친척이란 혈연 공동체’와 ‘마을이란 지연 공동체’가 한 쌍의 부부를 탄생시키기 위해 모두 합심하고 협력하면서 혼례를 치르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의한 고도의 경제성장 그리고 세계화 속에서 우리가 진정 잃어버린 삶의 지혜와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새삼 되돌아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하객들과 기념촬영

한편 이번 특별전 개막식에서 현지학술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기념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는 이필영 한남대 역사교육과 교수의 ‘혼례의 기본 구조와 성격’이라는 기조강연, 남향 충북대 교수의 ‘울주 혼례의 절차와 그 의미’에 대한 발표 등으로 진행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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