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월은 울산에 있는 현대관련 조선소로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는 달이 될 듯하다. 중순께 있었던 주총에서 미포조선의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최길선씨가 현대중공업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지난 21일에는 현대중공업의 설립자인 정주영씨가 숙환으로 별세했다. 23일은 현대중공업의 창립기념일이어서 설립자의 서거가 던져주는 의미가 여느 때보다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미포만을 막아 조선소를 건설함과 동시에 선박을 수주하여 건조를 진행했던 추진력, 하면 된다는 식의 도전정신, 그리고 설립자의 적극성 등을 바탕으로 현대의 조선소가 지금까지 성장해왔다.  93년께 현대중공업의 조선 2야드 건설에 대한 검토가 있었다. 참모진에 의해 불확실한 수익성에 대한 보고에도 불구하고 설립자의 추진결정이 나왔고 4년여에 걸쳐 야드 건설이 진행되었다. 야드 가동에 즈음하여 IMF가 왔고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국내조선의 수익성을 대폭 개선시키면서 야드 건설은 대단한 성공으로 결말이 지워졌다. 야드 운영전략과 미래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과 이를 도와준 경제여건이 결합된 작품 같은 결과를 놓고 모두들 설립자의 혜안에 감탄해마지 않았다.  설립자의 서거가 현대관련 조선소 특히 세계제일의 조선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중공업의 조선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설립자의 서거와 함께 한 경영진의 교체는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때라는 느낌을준다.  설립자의 공백에 따라 그를 중심으로 한 추진력과 도전정신에 바탕을 둔 경영에 대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그에 따라 새경영진은 21세기에 적합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조선야드는 현재 호황을 구가하고 있으며 어느 때보다 활기에 차있다. 또한 3월중 달러대비 환율이 수직으로 상승해서 새로이 부임한 경영진에게 좋은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영진이 새로운 이념과 비전을 제공하기 위한 여건은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현재 국내 조선소가 안고 있는 문제 중 특징적인 사항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넘쳐나는 일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소화해 낼 것인가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고부가가치선으로 인식되고 있는 초호화여객선 사업에 얼마나 빨리 참여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울산 현대중공업의 생산여건은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9개의 야드를 가지고 연간 60척 가까운 선박을 건조하는 실정이니 그 관리의 어려움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새로운 생산공법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며 조선야드에적합한 전산시스템의 구축과 시스템에 기반한 공정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크루저선 사업의 경우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설계와 관리가 필요한 만큼 최소 5년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사업에 대한 준비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의 선각중심의 관리를 의장과 도장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으며 고품질화에 대한 관계자들의 마인드 변화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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