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벌서비스 12일 출범...로봇사업부도 내년 2월 이전

노조·동구의회 등 지역 사회...구조조정 중단 목소리 높여

현대중공업의 일부 부문에 대한 분사가 속속 진행되면서 이 회사 노사협상은 갈수록 꼬이기만 하고 있다. 분사 및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노조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사가 불가피하다는 사측간 대립각은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통합서비스부문 신설법인인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오는 12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사이언스파크 빌딩에서 출범식을 연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 본사 인원 190여명으로 첫 출발하며, 내년 중 100여명의 신규인력을 채용, 오는 2022년에는 총 고용인원을 1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로봇사업부인 현대로보틱스 역시 분사가 결정돼 내년 2월께까지 대구테크노폴리스로 이전을 완료하고 양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노조는 분사 및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중단 없이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일에는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투쟁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2일자 소식지를 통해 “분사와 희망퇴직 등으로 노동자들이 강제로 쫓겨난 동구 경제는 큰 어려움에 빠져 지역주민까지 나서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역주민들의 아우성과 현대중공업 구성원의 반발로 회사 안팎은 큰 혼돈에 빠져 있고, 이 모든 것이 한치 앞도 보지 못하는 현중 자본의 무능경영이 불러 온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앞서 동구의회는 지난달 열린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현대중공업 분사중단 및 타 지역으로 사업장 이전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는가 하면 권명호 동구청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분사 중단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분사회사인 그린에너지(충북 음성), 현대로보틱스(대구), 현대글로벌서비스(부산)에 이어 전기전자, 건설장비 부문도 동구를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며 고용 불안정, 인구 유출, 도시 공동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이들 분사회사를 유치한 부산시와 대구시는 투자양해각서 체결 등을 통해 지역 산업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고급인력 확보 등에 기대를 걸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침체 등 위기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사업분리이자 사업재편”이라며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경우 부산지역 산업과 연계해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등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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