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촛불집회, 헌정사상 최대 규모울산 집회에서도 1만5천여명 동참
모바일 투표 99% “즉각퇴진 찬성”

▲ 지난 3일 저녁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주말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횃불을 들고 거리행진에 나서고 있다. 김경우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가 지난 3일 서울과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주최측 추산 연인원 232만명, 경찰 추산 순간 최다인원 약 43만명이 울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촛불을 들어 헌정사상 최대 규모 집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청와대와 시위대 간 거리는 또 다시 줄어들었다. 참가자들은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지점까지 동·남·서쪽으로 행진해 청와대를 다시 한 번 포위했다.

6주째 매 주말 집회가 이어졌음에도 동력이 전혀 약해지지 않았음이 입증된 만큼 이날 상황을 지켜본 청와대와 여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3차 담화는 대국민 사기극” 뿔난 민심 6주째 도심 뒤덮어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오후 9시30분까지 서울에 모인 연인원(누적인원)을 170만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일시점 최다 운집인원을 오후 7시10분 기준 32만명으로 봤다. 본 행사 시작 시간대를 전후해 주변 지하철역 등에서 집회 참가 인파가 쏟아져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북쪽으로는 율곡로·사직로, 남쪽으로는 서울시청까지 광화문 일대 공간이 촛불로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가 결정해달라고 한 박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명예로운 퇴진’을 박 대통령에게 허락할 수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퇴진행동은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진행한 모바일 국민투표에서 응답자의 99.6%가 ‘박 대통령 즉각 퇴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탄핵 반대·4월 퇴진’은 1.1%만 찬성했다. 투표 결과는 중간집계로, 15만8000여명이 참여했다.

박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이어졌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대연합’ 소속 회원 3만명(주최측 추산)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을 마녀사냥에 내몰지 말라”고 촉구했다.

◇울산 1만5000명 촛불 밝혀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울산 촛불집회에 1만5000여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자신의 진퇴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는 대통령의 3차 담화 발표에도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권퇴진 울산시민행동이 3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개최한 제4차 울산시민대회에는 1~3차에 비해 규모가 늘어나 주최측 추산 1만5000여명(경찰 추산 4500여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시민들은 주최측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복장을 한 사람들이 감옥에 갇혀 있는 퍼포먼스를 벌이자 모래 주머니를 던지며 즉각적인 정권퇴진을 외쳤다. 한 중학생은 자유발언을 통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수많은 걸림돌이 있더라도 국민들은 촛불로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외쳤다. 일부 참석자들은 국정화 교과서와 사드, 한일 협정 등이 최순실 정국에 가려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집회를 끝낸 시민들은 롯데백화점 울산점에서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 사무실까지 거리 행진을 벌이며 즉각적인 정권 퇴진 등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수기자 ·이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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