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에 외식업 창업 증가...전년比 2.4% 늘어난 65만개
폐업도 급증…악순환 되풀이“내년에도 외식업 한파 지속”

▲ 경상일보 자료사진

퇴직자를 중심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너도나도 외식업에 뛰어들면서 음식점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경기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식당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경기가 어려워지고 퇴직자와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외식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반면 외식 수요는 줄면서 문을 닫는 식당이 급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창업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의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 지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체 수는 전년 대비 2.4% 늘어난 65만 개였다.

이를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 5133만명으로 나누면 식당이 국민 78명 당 1개꼴로 있는 셈이다. 특히 전체 음식점의 87.4%는 직원 수가 5명 미만인 소규모 음식점이었다.

음식점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은 퇴직자들이 재취업을 하지못해 너도나도 자영업으로 몰린데다 취업난으로 청년들의 창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가맹점 늘리기도 한몫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퇴직자처럼 처음 외식업종에 진출하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받기 위해 찾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 없는 프랜차이즈가 60%(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 집계 기준)에 달한다.

이는 가맹본사에서 직접 운영해 성공한 경험도 없는 식당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기형적인 구조라는 의미다.

가맹본사들이 로열티보다는 초기 개설비용을 가맹점으로부터 받아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어 초기 비용을 보전하지도 못한 채 폐업하는 가맹점도 속출하고 있다.

아울러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식업종의 폐업률은 23%(2014년 기준)로 전체 자영업 폐업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았다.

게다가 올해 같은 경우 청탁금지법 시행과 최근의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지면서 식당 경기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실제로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10월 발표한 ‘2016년 3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에서도 외식 소비가 감소하면서 4분기 전망은 지난해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71.04p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외식업종의 ‘경기 한파’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수청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장은 “일각에서는 세월호, 메르스 사태 이후 외식업계 경기가 회복됐다고 분석하지만 당시의 충격이 다소 완화된 것일 뿐 실제로는 몇년째 매출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청탁금지법 등의 영향으로 내년엔 매출 감소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산업 전체에서 외식업의 고용인원이 200만명 가량으로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폐업은 물론 대량 실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우사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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